치료가 시급한 암 환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항암치료 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혈액암협회가 지난 9월 협회의 약제비 지원을 받고 있는 암 환자와 가족 15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107명은 항암 치료 중 경험하는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보다 '경제적 고통'이 더 힘들다고 응답했다. 현재 치료중인 비급여 항암 치료 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이 99%에 육박했으며 특히 응답자의 86.5%는 비급여 항암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 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항암 치료 비용에 더해 입원 전 코로나19 검사비용 등 치료비 부담이 가중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항암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검토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과반수 이상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방문이나 치료 일정이 지연되는 경험을 한 경우는 30% 미만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자들의 대다수는 협회의 약제비 지원이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고(85.9%) 항암 신약의 급여화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환자는 "항암 신약을 사용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커서 가족을 생각하면 스스로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한국혈액암협회 이철환 사무총장은 "중증 암 환자들이 비용 문제로 치료를 중단, 고민하는 사례를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치료가 시급한 암 환자들이 암 치료비가 아닌 암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