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웬만한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면 주택 가격에 상관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할 전망입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사면 거래 액수를 불문하고 자금조달계획서의 항목별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합니다.
오늘(13일) 국토교통부와 규제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규개위 예비심사에서 '비중요' 규제로 처리됐습니다.
중요 규제로 분류되면 민간 심사위원들이 참가하는 깐깐한 본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예비심사에서 비중요 규제 판단을 받게 됨에 따라 규제 심사는 모두 통과한 것입니다.
개정안은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정부는 6·17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택 거래에 대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투기과열지구에선 집값과 상관 없이 계획서의 증빙자료를 주택 매수자가 직접 내도록 했습니다.
현재로선 규제지역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은 3억원 이상 주택 거래로 제한돼 있습니다.
또 투기과열지구에선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했을 때에만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자료를 제출하게 합니다.
개정안이 이날 차관회의와 내주 국무회의를 통과해서 관보에 실리면 시행되는데, 늦어도 26일까지는 관보에 게재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대전, 세종, 청주 일부 지역 등 69곳에 지정돼 있습니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 광명, 인천 일부 지역, 대구 수성구, 세종 등 48곳입니다.
자금조달계획서를 낸다는 것은 주택을 구입한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세세히 공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탈세나 대출 규정 위반을 저지르지 않았는지 국토부와 지자체의 꼼꼼한 검증을 받게 됩니다.
계획서의 증빙자료를 내게 하는 것은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주택 매수자가 직접 예금잔액증명서나 소득금액증명원 등 증빙자료를 내게 되면 지자체 등은 계획서와 증빙 자료를 함께 받아보고 대조하게 됨으로써 더욱 면밀하게 조사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는 대책을 발표할 때는 올해 9월까지는 강화된 자금조달계획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 밝혔지만 규제심사 과정에서 다소 지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시행령 개정안에는 법인이 주택거래를 하면 법인의 등기현황이나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 취득 목적 등을 신고하도록 하고, 법인이 매수자인 거래에 대해선 거래 지역이나 가격에 상관없이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국토부는 법인의 주택 매집이 최근 집값 불안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법인의 주택 거래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한편 거래 내용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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