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 일부 성분에서 독성이 확인됐다. 다만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해당 담배 사용과 관련한 급성 폐 손상이나 사망 사례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우려해 '사용 중단 권고'를 지난해 내렸다. 특히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폐 손상과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국내에서도 의심 사례가 신고됨에 따라 민관 합동 조사팀을 꾸려 해당 담배 성분을 분석하는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발표한 바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 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중 프로필렌글리콜과 글리세린, 가향물질의 경우 일부 농도에서 세포 생존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필렌글리콜과 글리세린은 용매제로 사용되는데, 국내에 유통되는 112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에서 모두 검출됐다.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은 미국·영국 등이 폐 질환 유발 가능 성분으로 경고하고 있는데 국내 유통 제품 중에서는 8개에서 검출됐다.
실험동물을 이용한 흡입시험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3.125mg/kg 이상 투여했을 때 호흡기계 독성이 나타났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폐 손상 유발물질로 지목한 물질이다. 하지만 국내 유통 제품에서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많은 양 검출되지는 않아 실제 인체 노출량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국내 유통 중인 112개 제품 중 3개 제품에서 액상 중 0.03∼0.12ppm이 검출됐다.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와 관련한 급성 폐 손상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질병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전국 병원 집중치료센터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 등을 통해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의심 사례를 수집·분석한 결과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장기·복합 노출에 대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담배에 포함된 성분 공개 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담배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전자담배 기기 폭발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2개월간 전자담배 기기 장치 무단 개조와 불법 배터리 유통판매를 집중 단속해 55개 매장에 대해 판매 중지와 형사 고발 등의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고농도 니코틴 제품 불법 수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120개 제품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18개에서 법 위반 사항을 발견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 관리를 위해 불법 배터리, 니코틴 불법 수입, 담배 판매·광고 위반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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