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항공업계 역시 백신 운송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은 상온 운반이나 보관 시 변질될 우려가 있는 만큼 대형항공사(FSC) 위주로 코로나19 백신 운반 시장 선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화물 운송과 영업 전문가로 이뤄진 코로나19 백신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백신 운반을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섰다. 백신은 일반적으로 2~8도 상태에서 운송·보관돼야 하는 만큼 저온 유통인 '콜드체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백신은 종류에 따라 영하 70도 이하로만 보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빠르게 운송을 맡기 위해 전세계 제약업계 동향을 주시하면서 실제 백신 운송 시 필요한 냉동·냉장 설비와 인력 등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약 100t의 화물을 보관할 수 있는 1292㎡ 규모의 냉동·냉장시설도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취항한 공항을 중심으로 백신 보관이 가능한 특수 창고가 있는 공항을 물색하고 있다. 국내외 화물지점에 백신 운송 접수 절차 가이드라인을 배부하기도 했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항공화물로 의약품을 운송할 수 있는 국제표준인증(CEIV Pharma)을 취득했다. 의약품 운송과 보관을 위한 장비와 시설, 규정 등 280여 개 항목을 평가해 인증서를 발급하는 만큼 의약품 수송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IATA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안전하게 수송하는 것이 항공·화물업계의 사명이 될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나서서 코로나19 백신 운송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언제 나올지는 미지수이지만, IATA에 따르면 전세계 78억명이 백신 1회를 접종하려면 B747 항공기 8000대가 운항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 상황이 벌어진 만큼 대부분의 백신이 항공으로 전세계에 운반될 것"이라며 "빠르고 정확하게 백신을 운반해 시장을 선점한다면 항공업계 판도 변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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