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면 기존에 없던 제품이 나와야 한다. 5~10년 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그에 걸맞은 제품(신가전)을 먼저 내놓겠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사업본부장(사장)
기존 가전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지면서 신(新)가전의 선구자격인 LG전자는 세상에 없던 '신가전' 제품 개발과 출시에 몰두하고 있다. LG전자는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가전 시장의 가장 큰 변화가 '라이프스타일'에서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상에 없던' 가전제품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코로나가 뉴노멀이 된 새로운 시대 △안심 △편리 △재미를 가전 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꼽았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는 올해 온라인으로 열린 IFA2020에서 "코로나19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는 집에 대한 새로운 잠재력을 확인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세상에 없는 제품을 내놓겠다는 LG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면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하반기 식물재배기와 물걸레 로봇 청소기를 출시 예고하고 있고, 가정용 탈모치료기와 전자식 마스크등도 소비자들의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뷰티분야 '신가전'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 'LG프라엘 메디헤어'
LG전자가 연내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정용 탈모치료기'는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LG전자가 뷰티 분야에서 새롭게 내놓는 신가전으로 연간 4조원 규모의 국내 탈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가 개발한 탈모치료용 의료기기(모델명 HGM1 등)는 9월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용레이저조사기' 품목허가를 받았다.헬멧 모양의 탈모치료기는 발광다이오드(LED)와 레이저 광선을 활용해 탈모증 치료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탈모 부위에 따라 집중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탈모 치료용 의료기기 'LG 프라엘 메디헤어' 출시를 앞두고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 시험 결과도 공개했다.성인 남녀 4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사용한 참가자들의 모발은 사용 전과 비교해 1제곱센티미터(㎠) 당 밀도는 21.64% 증가했으며, 모발 굵기도 19.46% 두꺼워진[1]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가 정부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탈모치료기를 출시하면 해외 진출과 렌탈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명에 육박하고 관련 시장도 가발과 복용약, 탈모치료기 등의 분야에서 매출이 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련 제품의 수출 잠재력도 크다. 중국의 경우 탈모 인구가 약 2억 5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으로 들어온 프리미엄 채소밭"...신개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LG전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올해 초 CES 2020에서 집안에서 사용하는 신개념 프리미엄 식물재배기를 처음 공개했다. 채소밭이 집안으로 들어온 것이다.이 제품을 사용하면 누구나 쉽게 야외가 아니라 집안에서 일년 내내 신선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LG전자는 복잡한 채소 재배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했다. 고객이 식물재배기 내부의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가 시작된다. 일체형 씨앗 패키지는 씨앗, 토양, 비료 등 채소를 키우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해 구입과 관리가 간편하다.
LG전자는 새로운 프리미엄 식물재배기에 LG 생활가전의 기술력을 집약시켰다. LG전자는 채소가 자라는 데 적합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유지하기 위해 디오스 냉장고의 정밀 온도 제어 및 정온 기술을 적용했다. 상황에 따라 컴프레서의 동작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인버터 기술도 장점이다. LG전자가 생활가전 분야에서 확보하고 있는 인버터 기술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또 LG전자는 채소의 성장에 필요한 물을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정확하게 공급하기 위해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식물재배기의 급수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 LG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은 식물재배기 내부의 공기흐름을 최적화해 채소가 성장하는 데 적합한 기류를 만들어 준다. LED 파장 및 광량(光量) 제어기술은 채소의 광합성 효율을 높여준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하반기 프리미엄 식물재배기를 시중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기술 마스크에 도입한 '전자식마스크'
LG전자 전자식 마스크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공기청정기 기술을 마스크에 도입한 '전자식마스크'도 개발했다. LG전자가 만든 '전자식 마스크'에는 LG전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의 특허 기술 및 노하우가 집약됐다. 마스크 앞면에는 교체 가능한 헤파필터(H13등급)가 2개 있다. 사용자는 헤파필터를 통과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된다. 마스크로 유입되는 공기의 양은 각각의 헤파필터 아래에 장착된 초소형 팬이 조절하게 된다. 마스크에는 호흡 시 발생하는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와 호흡 인지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용자가 숨을 들이마실 때는 팬의 속도를 높여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을 늘리고 숨을 내쉴 때는 속도를 줄인다.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의료진들이 이 마스크를 가장 먼저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전달식을 열고 전자식 마스크 2000개를 기부했다.LG전자는 얼굴 형태에 잘 맞는 마스크를 설계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인간공학연구실과 공동으로 안면 유형을 분석했다. 이 제품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로부터 전기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일정 수준 이하로 방출됨을 인증하는 전자기장 환경인증(EMF)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LG가 개발한 전자식 마스크가 향후 개인용 제품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에 일반 마스크보다 높은 가격과 착용감·무게 등이 실제 상용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일반에 판매하는 시기와 방법, 가격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 '집콕 가전' 합류한 LG 홈브루, 신제품 낸 7월부터 판매량 '껑충'
LG 홈브루 제품 사진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선보인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는 점진적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LG 홈브루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는 가운데 홈술을 즐기는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받으며 집콕 가전의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LG전자가 지난 7월에 출시한 100만원대 홈브루는 보다 많은 고객이 홈브루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홈브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많다. 특히 7월 한 달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4배 수준이다.LG 홈브루는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다. 홈브루에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은 후 간단한 조작만으로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제조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상황에 따라 컴프레서의 동작을 조절하는 인버터 기술 ▲발효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 ▲맥주 보관과 숙성을 위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기술 등 독보적인 생활가전 경쟁력을 집약시켰다.LG전자는 홈브루에서 갓 뽑아낸 맥주의 맛을 알리기 위해 시음장소를 전국 LG베스트샵 100곳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신화는 계속된다...LG영업이익률의 비밀 '신가전'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맥주를 커피처럼 직접 내려 먹을 수 있는 수제맥주 제조기를 내놓으면서 앞으로도 신가전을 통한 신시장 개척 의지를 강조했다. 글로벌 전통가전(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에도 적극 나서겠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LG전자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신가전(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무선청소기 등)에서도 영향력을 더욱 높이고 신개념의 혁신 제품을 먼저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전 명가 'LG전자'는 신가전 개척의 원조로 꼽힌다. LG전자는 △신가전 △다양한 라인업 △프리미엄으로 설명되는 경영 방침이 주효하면서 '레드오션'으로 불렸던 가전업계에서 홀로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에 없는 기발한 가전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프리미엄 전략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다양한 제품군을 소비자에게 제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건조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무선 청소기 의류 관리기 등 LG전자가 개척한 신(新)가전 시장은 실적 견인의 일등공신이다. 기존 제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컨셉을 제안하는 신가전 제품은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건조기, 스타일러, 무선청소기 등 요즘 잘나가는 신가전 대부분은 LG전자가 개척했다. 이 시장을 꽉 잡으면서 매출과 수익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었다.신가전 시장은 앞으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LG전자의 전성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로서는 현재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제품군의 파이가 커질수록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신가전 시장이 유사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신가전은 현재까지도 LG가전의 높은 영업이익률에도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신가전 가운데서도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이지며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 확실한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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