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를 석권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면서 이 회사의 기업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의 공모가 희망 범위(10만5천∼13만5천 원)로 산출한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7천억∼4조8천억 원입니다.
향후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단숨에 5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뛰어오르게 됩니다.
이는 이른바 '3대 기획사'로 일컬어지는 JYP엔터테인먼트(1조3천311억 원), YG엔터테인먼트(9천201억 원), SM엔터테인먼트(8천747억 원)의 어제(2일) 종가 기준 합산 기업가치(3조1천259억 원)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더구나 이번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앞서 증권업계에서 제시했던 빅히트의 예상 기업가치보다도 높습니다.
앞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빅히트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3조5천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빅히트의 적정 기업가치를 2조 원대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주식의 평가 가치(밸류에이션)를 평가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동종 업계보다 높습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인데, 빅히트의 PER은 상반기 연 환산 실적 기준으로 47∼61배에 달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평균 PER(30∼35배)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김현용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는 명실상부한 압도적 1위 연예기획사로, 엔터주의 현재 평균 PER을 고려할 때 빅히트에는 45∼88%가량의 '1등주 프리미엄'이 적용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빅히트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보다 차별화된 실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증권신고서 제출 기준 기업가치가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빅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987억 원)은 JYP·YG·SM 등 3대 기획사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한 수치(약 859억 원)보다도 많았습니다.
다만 빅히트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 평가하는 빅히트 기업가치의 경우 최소 2조 원에서 최대 6조 원대로 평가가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더구나 현재 빅히트의 공모 희망 범위 상단은 13만5천 원으로, 최근 큰 화제를 모으며 역대 일반 청약 최대 증거금 기록을 연거푸 경신한 카카오게임즈(2만4천 원)나 SK바이오팜(4만9천 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기도 합니다.
업종과 사업 내용이 다른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일반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소 장벽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방탄소년단에 크게 의존하는 매출 구조와 함께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빅히트의 취약점으로 꼽힙니다.
결국 빅히트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표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실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빅히트는 "매출 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탄소년단과의 계약 기간을 2024년 말까지로 연장했고, 출생연도가 가장 빠른 멤버인 김석진(진)은 2021년 말일까지 입영 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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