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부터 시작된 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에 상당수의 일반 투자자들이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청약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했다는 뜻)을 한다고 해도 신주 받기가 쉽지 않은 탓입니다.
40살 직장인 김 모 씨는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앞두고 얼마 전부터 증권사 계좌로 여유 자금을 모아왔습니다.
마이너스통장도 개설해 청약 당일 총 1억 원가량의 자금을 동원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1억 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넣는다고 해도 신주를 2주(주당 2만4천 원)밖에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길 듣고는 청약 포기를 고민 중입니다.
김씨는 "고작 2주를 받는다면 청약을 해도 마음만 상할 것 같다"며 "청약을 포기하고 차라리 다른 종목을 찾아볼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 시초가 후 상한가)을 한다 해도 손에 쥐는 수익금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카카오게임즈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1억 원의 증거금을 넣어도 배정 물량은 2주가량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중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총알'이 부족한 20∼30대에게 인기 공모주 청약은 수억 원대 유동자금을 가진 부유층만이 할 수 있는 '남의 일'입니다.
30대 직장인 서 모 씨는 "목돈이 없다 보니 아예 청약을 넣어볼 생각도 못 해봤다. 공모주 청약 투자는 남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30대 송 모 씨는 "주위에서 SK바이오팜 청약으로 원금을 불리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한번 넣어볼까 했는데 수천만 원을 넣어도 1~2주 정도밖에 못 받는다는 소식에 박탈감이 느껴진다"면서 "마땅한 재테크 수단도 없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역시 기업공개(IPO)에 따른 수익이 기관 투자자와 고액 자산가에게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반 투자자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금융당국도 이런 IPO 시장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모색 중입니다.
한편 이날 오전 카카오게임즈의 개별 증권사 기준 경쟁률은 이미 SK바이오팜의 첫날 청약 경쟁률을 넘어 200대 1을 돌파했습니다. 청약 증거금은 벌써 2조 원 가까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상장 공동 대표주관회사인 삼성증권엔 오전부터 청약이 대거 몰리면서 청약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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