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 연구개발(R&D) 투자 및 채용 감소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8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연구소 보유 기업 1221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R&D 활동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 감염사태가 R&D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 기업 63.7%(777개사)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응답기업 중 58.0%가 계획보다 R&D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고, 51.5%는 연구원 채용도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규모별로는 대·중견기업의 50.9%가 R&D투자에서 계획보다 감소할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3월 조사의 34.4%보다 16.5%p 높아진 것으로, 신규인력 채용 또한 전체 기업 중 49.1%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기업 역시 R&D에서 투자 및 인력채용 모두 부정적 응답이 늘었다.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50%를 웃돈다. R&D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중소기업은 58.4%로 3월 조사의 48.2%보다 10.2%p가 늘었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도 19.6%로, 3월의 13.1%보다 증가했다. 연구인력 채용은 51.5%가 축소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8.2%가 연구원 휴직을 시행하며 15.5%가 연구원 휴직시행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장기 프로젝트를 축소하거나 외부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34.6%는 미래를 위한 R&D를 축소하고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R&D를 재편하고 있었다. 14.2%는 프로젝트의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또한 49.4%는 부족한 R&D자금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한다고 응답했고, 정부 R&D사업을 활용하다는 기업도 48.9%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기업들은 당장 연구인력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76.5%)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기업별로는 대·중견기업은 R&D세지지원 확대(61.8%),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61.8%)을 시급한 지원정책으로 꼽았으며, 중소기업은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77.2%), 정부 R&D사업 확대(52.4%)의 순으로 꼽았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최근 기업의 R&D는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아지고 단기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되는 불황형 R&D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R&D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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