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출·수요 감소로 국내 제조업 공장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68%로 주저앉았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도 전월대비 6.0% 감소했다.
4월 들어 확진자 수가 주춤하고 지자체 재난지원금 등 효과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등 내수가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수출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은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에 비해 5.7%포인트 하락한 68.6%을 기록했다. 제조업 가동률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대비 0.4%감소했지만,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제조업의 출하 대비 재고비율은 119.1%로 전월대비 8.1%포인트 상승했다. 팔리지 않은 제품이 늘어나 공장에 재고만 쌓이고 공장을 가동하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4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5% 감소했다. 광공업은 기계장비(3.8%)에서 증가했으나 반도체(-15.6%), 자동차(-13.4) 등이 줄어 전월대비 6.0% 줄었다. 2008년 12월 12월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 2~3월 큰폭으로 감소한 서비스업생산은 전월대비 0.5% 증가했다. 그러나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6.1% 감소해 침체는 여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느슨해지면서 숙박·음식점(12.7%) 등에서 회복세를 보였다.
소비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5.3% 증가했지만, 전년대비 2.2% 감소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자동차 등이 포함된 내구재 소비가 전월대비 4.1% '반짝' 증가했고, 의복 등 준내구재도 20.0%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5.0%, 전년대비 1.4% 늘어나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밑바닥 경기'로 일컬어지는 건축(-3.6%) 공사 실적이 줄어 전년대비 2.4%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2.7% 감소했다. 향후 건설기성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건설수주는 전년동월대비 44.9% 감소해 건설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모두 급락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한 97.3을 나타냈다. 하락폭만 놓고 보면 1998년 3월 2.0포인트하락한 이후 21년1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4월에는 국내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2,3월 위축된 서비스 소매판매 반등했지만 미국 유럽 확산, 봉쇄로 수출이 감소하는 등 제조·생산이 줄었다"며 "5∼6월에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과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등 정책효과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등 통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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