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대신해 먹거리와 생활용품 주요 구매 채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맹점 매출이 증가하면서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1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한 지난 13일부터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점포 매출이 급증했다. 편의점은 가맹점 비율이 99% 이상이기 때문에 정부 재난지원금뿐 아니라 아동돌봄쿠폰, 지자체의 각종 지원금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되자 기존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주로 구입하던 세제와 샴푸, 기저귀 등 생활용품 판매가 편의점으로 쏠렸다. 또 고급 주류와 고가 아이스크림, 소고기 등 그동안 십사리 구매하지 못했던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달 13~17일 샴푸와 비누, 칫솔 등 생활용품 매출은 전주 동요일(5월6~10일)대비 13.6% 증가했다. 섬유유연제와 세제 등 가정용품도 24% 늘었다. 생활과 가정용품은 편의점이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 잘 팔리지 않았던 품목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에서는 어린이 음료(71.5%)와 기저귀(54.1%), 완구(24.7%) 등 유아동품 관련 매출이 급증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자녀와 함께 방문해 먹거리와 완구, 기저귀를 구매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생활과 가정, 유아동 관련 용품은 마진율이 높아 가맹점 매출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24 유아동 스낵. [사진 제공 = 이마트24]
기호·취미 상품 구매도 늘었다. 이달 13~17일 GS25에서 국내산 소고기 매출은 전월 동기간대비 1561.7% 급증했다. 골프와 캠핑 등 스포츠 용품 매출도 156.4%나 뛰었다. 특히 세븐일레븐에서는 와인과 양주 매출이 각각 17.2%, 12.8% 증가했는데 이는 맥주(8.3%)와 소주·막걸리(4.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이스크림도 '나뚜루'와 '하겐다즈' 등 고급 아이스크림이 일반 상품보다 2배 더 팔렸다. 대표 기호식품인 담배 매출도 10~2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재난지원금 사용이 몰리며 편의점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재난지원금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 품목을 구매하려는 소비 성향이 작용해 객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CU에 따르면 지난달 재난지원금 결제 수단인 제로페이와 코나카드 이용 고객들의 객단가는 약 1만2000원으로 일반 고객(5000원대)보다 2.4배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월 말 연휴를 기점으로 소비활동이 회복되고 있고, 5월 순차적인 개학을 앞두고 기존점 성장률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편의점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의점 사업자가 정부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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