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이 6개월 동안 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업에 들어가는 가운데 대한항공 노조가 정부에 "노동자를 살리는 조건없는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8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하늘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모든 항공사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며 "항공업계 노동자는 차원이 다른 위기에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와 협력사는 자구노력을 통해 기업의 명줄을 잠시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노동자 인건비를 줄이고 있고 이는 우리사회 구성원 중 가장 취약한 노동자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또 다시 재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노조는 국내 항공사들이 이미 휴직·휴업·정리해고를 하고 있고, 대한항공 노선의 90% 이상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측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채권을 발행한다고 하지만, 노동자는 이미 직장을 잃었거나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끝을 정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노조는 ▲항공산업 부도, 파산을 막을 정부 지급보증 및 융자 확대 ▲코로나19 사태 진정 시까지 항공유 관세 면제 ▲항행 안전시설 사용료 조건 없는 면제 ▲항공기 지방세 면제 ▲공항 사무실 임차료 등의 고정비 면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노동자가 지금 고통을 견디면 일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생기는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다"며 "순서를 다지다 기업이 고사하는 안타까운 실수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오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6개월 동안 직원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는 전체 직원 2만명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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