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덩달아 고급 휘발유 소비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에 고급 휘발유 제품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8일 수입차·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승용차 기준)는 지난 2011년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한 뒤 2015년에 2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24만4780대가 판매됐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인증 문제, 물량 부족 등으로 전년(26만705대)보다 6.1% 감소했지만 20만대 이상 팔리며 선전했다.
수입차 판매 증가는 고급 휘발유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고급 휘발유는 자동차 연료유 중 유일하게 수요가 늘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고급 휘발유 소비량은 2016년 88만배럴에서 지난해 135만배럴로 연 평균 15.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보통 휘발유는 7805만배럴에서 8148만배럴로 연 평균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유업계는 고급 휘발유 소비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는 수입차를 구입하는 젊은 층이 많아진데다 최근 저유가가 계속되면서 기름값 부담이 적어진 영향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고출력 수입차는 고급 휘발유를 사용한다. 보통 휘발유를 쓰면 불완전 연소로 엔진룸을 망치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나는 노킹(Knocking) 현상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노킹현상이 계속되면 엔진 출력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부품까지 손상된다. 고급 휘발유는 노킹 억제 정도를 수치로 표시하는 옥탄가가 94 이상이다.
정유사들은 가격이 비싸 '돈이 되는' 고급 휘발유 수요가 늘자 품질을 더 향상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고급 휘발유 브랜드 '카젠(KAZEN)'을 재단장해 출시한다고 18일 밝혔다. 'KAZEN'은 '황제'를 뜻하는 'Kaiser'와 '최고'를 뜻하는 'Zenith'를 합친 말이다. 고급 휘발유분야에서 '최고의 품질'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았다.
카젠 옥탄가는 100 이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카젠은 지난해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인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공식 연료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연말까지 취급점을 현재의 두 배인 300개로 확대해 현재 10%대인 시장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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