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증진이나 안전을 목적으로 개발된 기능성 제품이 오히려 사람에게 치명적 위협이 되기도 한다. 지난 2018년 불거진 '라돈침대' 사태가 그렇다. 라돈이라는 방사능 물질이 음이온을 나오게 할 목적으로 사람이 장시간 누워 있어야 하는 침대 제조에 사용된 탓이다.
위생을 목적으로 주방용품이나 마스크 등에 사용되는 '은(銀) 나노 코팅' 역시 안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최상돈 파젠 대표는 경고한다. 입자가 매우 작은 은 나노 입자가 피부나 호흡기를 거쳐 체내에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상돈 대표가 개발한 '은 살균 SD공법'은 은 나노 코팅의 위험성을 피할 수 있다. 파젠의 'SD공법'은 기존 은나노 코팅과 차이가 있다. 파젠의 공법은 은 컴플렉스와 환원제를 동시 분사해 은 입자를 석출시키고 은 입자가 연속적인 은막으로 피도체를 형성시키는 기술로 입자의 크기가 나노 사이즈보다 커 피부나 호흡기를 통한 체내 유입 가능성이 적다.
[사진 제공 = 파젠]
은살균SD공법은 화장품 방부제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작한 연구에서 비롯됐다. 최 대표는 "은은 다양한 유용성은 물론 강력한 살균력, 탈취력, 항균, 항곰팡이 등의 효능도 지닌 물질"이라며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플라스틱 수지, 섬유 코팅 공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연구 초기단계에서는 단순히 99.9%의 순은을 플라스틱 수지와 섬유에 부착하는 것에 몰두했지만 부착력 부족으로 제품화에 번번이 실패했지만, 5년여 동안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이어간 끝에 은살균SD공법을 개발하게 됐다고 최 대표는 회상했다.
현재 파젠은 은살균SD공법을 활용해 만든 포장용기, 밀폐용기, 화장용 퍼프 가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출시된 제품들은 공인 살균 성적서, 안정성 성적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포장·밀폐 용기는 대장균, 황색 포도상 구균 등에 대한 강한 살균력과 탈취 기능으로 식품 보관 기능을 늘려준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또 화장용 퍼프를 살균하는 가드는 99.9% 살균 기능으로 매일 빨 수 없는 퍼프를 위생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폐렴균을 99.9% 살균하는 마스크 생산도 시작됐다.
[사진 제공 = 파젠]
이에 더해 최 대표는 생활용품, 어린이 용품, 애견용품 등 더 많은 분야에 은살균SD공법을 적용시킬 계획이다. 그는 "오염물질에 둘러싸인 현대인에게는 살균은 필수적"이라며 "은은 원적외선, 음이온 방출과 전자파, 수맥 차단 등의 효과로 의료계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파젠은 수출 확대도 추진 중이다.
현재 중국에서 농수산물의 포장 보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미국,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현지 테스트를 마치고 국내외 유통을 담당하는 블루씨드와 수출 선적일정을 협의 중이다.
최상돈 대표는 "플라스틱 수지와 섬유에 직접 은을 적용하는 것을 처음 시도했고 긴 시간 끝에 성공했다"며 "우리 기술로 인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플라스틱이 자체 살균이 가능해진다면 사용 기간이 늘어나고 위생을 이유로 사용한 일회용 제품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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