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전기를 저장하는 이차전지인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상용화 걸림돌이었던 낮은 수명과 효율 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공장 굴뚝처럼 뜨겁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환경에 적용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강석주·곽상규·안광진 교수 연구진은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전해질과 촉매를 새롭게 설계해 성능을 크게 높였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단위 부피당 출력을 나타내는 전력밀도는 기존 대비 13배가량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3일자에 게재됐다.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는 리튬을 음극재로, 이산화탄소를 양극재로 각각 사용하는 이차전지다. 리튬 이차전지는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가면서 전지의 충·방전이 이뤄지는 방식인데,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경우 방전 시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 반응이 일어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다만 전지 작동 과정에서 탄산리튬 염이 생기고 부반응으로 높아진 과전압(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 탓에 전지의 수명과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전해질을 고체 질산염으로 바꾸고 추가적으로 양극 표면에 루테늄(Ru) 나노입자 촉매를 붙였다. 고체 질산염은 충·방전 시 불필요한 부반응을 줄임으로써 과전압을 낮춰 줬다. 루테늄 촉매는 전류밀도가 높은 상태에서도 전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한편 과전압을 추가로 낮춰 줬다.
곽 교수는 "배터리가 전기를 소모하는 방전 시에는 루테늄 촉매가 불안정한 이산화탄소 음이온의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과전압이 낮아지고 전류밀도와 전력밀도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높은 전류밀도에서 구동 가능한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를 처음으로 개발한 성과"라며 "특히 전지의 전력밀도를 대폭 높여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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