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의과대 교수회가 16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욕설 논란'을 빚은 유희석 의료원장에게 이국종 교수 및 전체 교수에 사과하고 즉각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한달 여간 해군 함정 승선 훈련을 마치고 15일 오전 귀국한 아주대병원 이국종 권역외상센터장이 이날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5년 현지실사를 나온 복지부 공무원 앞에서 유원장이 '이00야 때려쳐, 이00야'라고 쌍욕을 퍼부었다. 대단한 것도 아닌데 저만 이상한 놈 만들고…"라고 밝혀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교수회가 의료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는 병원 의료진 등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막을 의무가 있는 우리 의료원의 최고 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와 자괴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주대병원은 지난 25년간 경기 남부 지역의 의료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지난해엔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병원에 선정됐다. 병원의 평판도가 이렇게 상승한 데에는 전체 교직원의 노력과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의료원의 평판을 송두리째 추락시킨 유 의료원장의 행동은 의료원 입장에서도 묵과해선 안 되는 행동"이라며 "유 의료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가라"고 목소리를 냈다.
유 의료원장의 임기는 내달 말까지로 알려졌다. 교수회는 대학과 의료원을 향해 교수를 대상으로 한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의료원의 풍토를 깨뜨릴 방안을 마련하라고도 요구했다.
이국종 교수와 의료원 측은 지난 수년 동안 외상환자 진료 규모와 닥터헬기 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 교수는 "병원측이 외상환자 치료를 노골적으로 막고 있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의료원 측은 이 교수가 무리하게 헬기이송을 늘려 병원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아주대 의료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내세운 주장들의 사실 여부 등 몇 가지 데이터를 정리해 다음주쯤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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