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회사 경영에 문제를 제기하자,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조 전 부사장에 제동을 걸었다.
대한항공 노조는 24일 '1만 조합원의 뜻을 모아 경고한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어림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과거 총수일가의 일탈로 인해 사회적 비난과 기업 자체를 향한 외부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대한항공 노조는) 2만 대한항공 노동자와 함께 각고의 노력 끝에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정상적인 궤도에 올려놨다"며 "이 시기에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둘러싼 총수 남매의 경영권 논란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깊은 실망과 우려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의 경거망동 한 행동이 과연 대한항공 2만 노동자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을 나락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 이후에도 여러 사건사고로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직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조 전 부사장은 지난주 밀수 혐의로 집행유예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로 자숙을 해야 함에도 밥그릇만 챙기기 위해 경영권 분쟁을 야기시키는 것은 사회적 공분만 더욱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조 전 부사장은 경영복귀 야욕을 드러내지 말고 사회적으로 인정할만한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한진칼 지분을 통해 대한항공 노동자 일자리를 위협한다면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반대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전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선대회장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과 달리 조원태 회장이 가족간 협의없이 한진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해 남매간 지분 다툼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46%, 조 전 부사장이 6.43%,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2%, 삼남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이 5.27%를 갖고 있다. 삼남매의 지분율 차이가 0.03~0.04%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특히, 한진칼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조 전 부사장이 제동을 걸면 재선임이 어려울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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