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6일 사전 테스트 도중 자동 정지했다. 이달 초 재가동을 목표로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은 지 14일 만이다. 원인은 실험 설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자력연은 하나로가 6일 오전 2시 20분경 사전 테스트의 일환으로 기동 중 자동 정지돼 현재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연은 지난달 2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하나로의 재가동 승인을 받고 지난 3일부터 정식 가동 전 실시해야 하는 종합성능시험을 수행 중이었다. 현재 하나로는 안전하게 자동 정지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의 누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기용 원자력연 연구로기술단장은 "실험 설비인 냉중성자 계통의 오류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 분석 중"이라며 "추정된 오류가 맞는다면 금일 저녁께 상세 원인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만약 다른 부분 때문이라면 원인 파악에 수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로의 정지 사고는 최근 2년 새 이번이 4번째다. 2014년 7월 하나로는 원자로 건물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위해 가동을 멈췄다가 3년 5개월 만인 2017년 12월 원안위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재가동 6일 만에 수조 표면의 방사선 준위 상승으로 수동 정지해 설비 개선을 거쳤다.
이어 하나로는 지난해 5월 다시 승인을 받았으나 2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자동 정지했고 다시 안전 설비를 보완한 뒤 같은 해 11월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역시 한 달 만에 시스템 이상으로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다시 승인을 받고 사전 점검 중 14일 만인 이달 6일 또 다시 멈췄다.
이처럼 하나로가 2014년 이후 수년째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학계의 불만과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학계 연구자들로 구성된 '하나로 이용자 그룹 대표자 회의'는 "희귀소아암 환자의 치료가 중단되는 것은 물론 환경문제 개선, 소재산업 발전과 첨단과학 연구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로는 원자력연이 개발한 30㎿급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로, 첨단 연구에 필요한 높은 중성자속을 지닌 국가 기반 연구시설이다.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방사성의약품과 고전력 반도체 생산, 신소재 개발, 핵연료 시험을 비롯해 중성자 빔을 이용한 기초연구와 환경 의학, 농업,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돼 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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