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안드로이드와 PC 사용자의 이모티콘 가격을 300원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카카오는 이모티콘 스토어 공지를 통해 "이용자 간 가격 차별을 해소하고 창작자의 수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12월 5일부터 안드로이드 및 PC사용자의 이모티콘 가격을 소폭 인상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기본 이모티콘 가격은 2200원에서 2500원으로, 대형·소리 이모티콘은 3300원에서 3750원으로 오른다.
그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의 해외결제 정책인 '가격 티어제' 때문에 이모티콘을 2500원에 구매하고 있었다. 카카오는 이를 '가격 차별'로 보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가격도 올렸다.
애플의 가격 티어제는 0.99달러 단위로만 앱 내 결제를 허용하는 정책이다. 개발자는 '1200원(0.99달러)·2500원(1.99달러)·3900원(2.99달러)…1만2000원(9.99달러)'으로 구성된 10티어 중에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정부가 해외 앱 마켓 사업자에게 부과한 부가가치세 10%를 개발자가 부담하게 한 구글과 달리, 애플은 이를 소비자가 지불하도록 하면서 지금의 가격 티어제가 형성됐다. 이때문에 아이폰 사용자는 웹툰, 게임 등 모바일 결제가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보다 값을 더 내야 했다.
이모티콘은 카카오톡에서 주요 의사소통 수단이다. 다양한 그림체와 움직임이 사용자들의 감정, 취향 등을 대변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가 지난 2011년 이모티콘 스토어를 연 이후 누적 구매자는 지난 2012년 280만명에서 올해 9월 2100만명으로 크게 성장했다. 올해 3분기 '플랫폼 부문 톡비즈(이모티콘 등)' 매출도 1조6242억원에 달했다.
카카오 측은 가격이 올라도 카카오가 가져가는 수수료 비율과 수익 분배 구조는 똑같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모티콘 매출의 30%는 앱 마켓이, 70%는 카카오, 작가, 에이전시가 나누고 있다. 그러면서 "PC샵에서 연중 상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지만 이용자들의 반발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한 누리꾼(yaci****)은 "창작자 수익을 고려하고 싶으면 카카오의 수수료를 낮추면 된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wind****)도 "애플 사용자는 PC에서 구매하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굳이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가격을 함께 올리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을 감안해서라도 아이폰을 구매하는 사용자가 많다"면서 "그런데 이를 두고 가격 차별이라고 규정해 이모티콘 값을 인상하는 건 잘못됐다"(bhr1****)라는 누리꾼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높은 가격이 싫으면 구매하지 않으면 된다", "25000원이라도 이모티콘의 퀄리티가 괜찮다면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등 자신의 소신을 밝힌 누리꾼도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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