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이 서울 강북권에 첫 도전장을 낸다. 강북은 면세업계 상위 3개 업체인 롯데와 신라, 신세계가 모두 진을 치고 있는 지역이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가세할 시 중국 대리구매상 유치 대가로 지불하는 송객수수료율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다음날 마감하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에 할당된 특허권은 총 3개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는 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단독 입찰이 점쳐진다.
매장은 서울 중구 동대문 상권에 위치한 두타면세점 자리다. 앞서 두산은 수익선 개성 등의 어려움으로 지난달 말 면세 사업을 접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두산은 두타면세점 매장 임대와 직원 고용 승계, 자산 양수도 등의 협약을 체결했다. 임대료는 연 100억원이다,
지난해 면세 사업에 진출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무역센터점 1곳만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은 바잉파워에 따라 명운이 좌우된다. 즉 규모의 경제를 이뤄 직매입 상품 수를 늘려야 수익을 낼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올해 누적 적자는 601억원에 달한다. 매장 수를 늘림과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강북을 공략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특허권 획득에 성공하더라도 강북권 면세점 수는 이전과 같다. 현재는 롯데(소공동), 신라(장충동), 신세계(명동), HDC신라(용산), 에스엠(인사동), 동화(광화문) 등 총 6개가 위치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10개 중 6개가 강북권에 몰려있는 셈이다. 신규 매장이 많아 경쟁이 치열한 강남권과 달리 강북권 면세점들은 경쟁구도가 어느정도 안정된 상태다.
문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메기 효과다. 현재 면세점업체들은 중국 대리구매상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 이후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중국 대리구매상을 유치한 대가로 여행사에 송객수수료를 지급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송객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해 1조318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송객수수료율은 보통 구매액의 20% 수준이다. 그러나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강북권에서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 송객수수료율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무역센터점 개장 당시 업계 평균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은 송객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연초 성수기와 겹치면 최대 40% 이상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대리구매상 송객수수료는 롯데면세점이 올리면 따라 올리고, 내리면 따라 내리는 구조"라며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강북권에 매장을 내면 대리구매상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른 업체들도 송객수수료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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