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2일 우리나라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와 관련해 "미래에 전개될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나라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농업 분야에서만 예외적으로 개도국 특혜를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그때와 비교해 지금은 경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렇게 밝혔다.
개도국 특혜 이슈는 올해 초부터 WTO 개혁 과제로 논의 중인 사안으로, 최근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개도국 지위 포기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김 차관은 이어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농업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대한 고려해 신중하게 정부 입장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농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발전이 빠른 국가에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면서 우리나라도 조만간 이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야 할 4가지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세계은행에서 분류한 고소득국가 ▲세계 상품무역 비중 0.5% 이상 등을 제시하며 해당 국가로 중국과 한국, 멕시코, 터키 등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해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도국 지위 포기는 쌀 직불금 등 농업 보조금과 쌀 등 농산물 수입 규제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농업계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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