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투자와 관련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론하며 호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호평에 내달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 관세 면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 계정을 통해 "현대, 기아와 앱티브(APTIV)가 미국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40억 달러의 합작법인(JV)에 설립에 나서는 것은 빅뉴스"라며 "(합작법인 설립은) 많은 달러($$)와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훌륭한 일자리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트윗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지난 23일 현대차그룹이 미국 뉴욕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미국 앱티브사와 총 40억달러 가치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을 가리킨다.
이 계약 체결을 위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미국을 찾았다. 양측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지난 1년간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 달러(약 1조9100억원) 및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 총 20억 달러(2조3900억원) 규모를 합작법인에 출자해 50% 지분을 획득한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JV에 출자해 나머지 50% 지분을 얻는다.
합작법인의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하게 되고, 대표이사(CEO)도 앱티브측이 맡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키로 했다. 설립 인허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합작법인은 내년 중 최종 설립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에도 2억9200만달러를 추가 투자키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앨라배마 공장에 엔진헤드 제조설비 증설을 위해 3억88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공장은 지난 5월 준공했다. 현대차의 미국 공장 투자는 최근 2년간 6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대미 투자는 다음달로 예정된 트럼트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입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180일) 연기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32만7634대, 기아차는 26만8028대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0%인 자동차 관세가 25%로 오르면 수출 가격이 12% 뛰어 한국산 자동차 판매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5% 관세 부과시 현대차 1조4764억원, 기아차 1조1104억원을 포함해 국내 5대 완성차 업체는 총 2조8970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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