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경기 악화로 이자 낼 돈도 벌지 못하는 한계기업에 새로 진입하거나 잔류하는 기업은 늘어난 반면 탈출하는 기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결과를 공시한 곳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 비중이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하며 14.2%(3236개)에 달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내 한계기업 비중은 10.6%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중소기업도 14.9%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조선(24.0%), 해운(16.8%), 운수(18.7%), 부동산(22.9%), 숙박음식(35.8%) 등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전체 평균(14.2%)을 웃돌았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돈을 벌어 이자를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특히 한계기업에 신규 진입하거나 잔류하는 기업은 증가한 반면 이탈하는 기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계기업에 새로 진입한 기업은 892개, 잔류한 기업은 2344개로 전년의 865개, 2247개 대비 모두 늘었다. 반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곳은 지난해 768개로 전년의 879개보다 줄었다.
또한 향후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 기업의 비중도 지난해 20.4%로 전년의 19.0%보다 늘었다. 이들 기업 중 실제 한계기업으로 전이되는 비율도 이 기간 53.8%에서 63.1%로 상승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로 간신히 연명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금융기관의 한계기업 여신은 지난해 말 107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조8000억원 늘었다.
기업규모별 한계기업 여신 비중을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1.3%, 19.4%로 전년 말 대비 0.1%포인트, 0.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이 기간 운수 10.7%포인트, 해운 5.7%포인트, 숙박음식 2.3%포인트씩 한계기업의 여신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계기업은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데다 신용이 낮고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의 비중이 높아 경영여건이 추가로 악화될 경우 부실위험이 크게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관리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