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베이션 향해 "여론전 그만 두고 소송에 집중하라"

LG화학은 국내외에서 이차전지 특허·영업비밀 관련 소송 상대인 SK이노베이션을 향해 "스스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 두고 소송에만 성실하고 당당하게 입해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리길 촉구한다"고 20일 말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4월 29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SK이노베이션에 LG화학의 핵심 인력에 대한 도를 넘는 채용 행위를 중단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SK이노베이션이 2년만에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대거 채용했고,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이 다량 유출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채용 과정에 있어 경력직 공개 채용 방식을 이용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헤드헌터와 전직자들을 통해 특정 분야의 인원을 표적으로 한 뒤 입사 지원을 적극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입사를 위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전직 희망자들에게 제공한 이력서 양식에는 시기별 프로젝트 내용과 팀원 전원의 실명을 기술하도록 했고, 면접 전형에서는 자세한 업무 성과를 제출하도록 하고 해당 분야 전문 인력 다수를 면접관으로 참석시켜 LG화학의 기술·노하우를 어떻게 SK이노베이션에 접목시킬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황은 전직 희망자들이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기 전 회사 시스템에서 수백여건의 핵심 기술 관련 문서를 열람·다운로드·프린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LG화학은 말했다.
그러면서 ITC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한 소송에 대해 본안심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5월 29일 만장일치로 조사개시를 결정했다고도 전했다. ITC는 원고가 낸 제소장의 혐의점에 대한 내용을 검토한 뒤 필요성 여부를 판단해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일각에서 국내 문제를 미국의 ITC로 가져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ITC가 소송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점과 강력한 '증거 개시 절차'를 둬 증거 인멸이 어렵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ITC 소송 제기를 두고 '국익 훼손'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LG화학은 "피해자는 명백히 LG화학임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은 비방 및 여론 호도 등 적반하장격 행위들을 통해 소송의 본질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부당행위에 대해 국익훼손 프레임으로 호도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외 경쟁사들도 이를 악용해 장기적으로 영업비밀 유출은 더욱 심화되 것"이라고 비판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그 동안 직접적인 대화 요청을 해온 적이 없다. 대화를 하고자 하는 자세인지 진의가 의심스럽다"며 "만약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법적 조치를 적극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