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3조원대에 머물면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50%를 웃돌았던 영업이익률이 20%까지 하락하면서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56조1300억원의 매출액과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7.1% 증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58조4800억원)에 비해서는 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는 5.8% 늘었지만 작년 동기(14조8700억원) 대비로는 무려 55.6%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1.8%로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은 반도체 사업의 이익 악화였다.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매출액 16조900억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는데, 이는 2016년 3분기 영업이익(3조3700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기록한 최악의 실적이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1.1%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1분기(55.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사 구매 재개와 모바일 고용량화에 따라 수요가 일부 회복됐지만,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등 영향으로 전반적인 업황 약세와 가격 사락세가 지속돼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OLED 패널 판매 호조와 함께 일회성 수익이 더해지면서 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미국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보상금을 삼성전자에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직전 1분기 기록한 영업이익 6조2300억원보다도 사실상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맡고 있는 IM부문은 매출 25조86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10 등 플래그십 제품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QLED TV 신제품 판매 호조와 원가 개선 등에 힘입어 11조700억원의 매출액과 7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아래 부품 기술 혁신과 5G 리더십을 제고하는 등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전장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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