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게 뒤늦게 드러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를 투약받은 뒤 손해배상소송을 낸 환자들이 코오롱 측이 내놓은 환자관리대책과 인보사가 안전하다는 입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집단소송에 나선 환자 767명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오킴스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환자들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4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를 투약받은 모든 환자를 임상 연구에 준하는 수준으로 추적 관리하겠다는 환자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비용은 500억~6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지난 1분기에 약 621억원을 충당부채로 쌓아놨다.
그러나 법무법인 오킴스는 "앞으로 15년동안 환자의 추적관찰 과정 중에서 병의원들은 정보동의서 작성부터 환자 등록까지 아무런 보상 없이 부담만을 떠안게 된 상황인데 이에 대해 자발적인 협조가 잘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환자들의 주장을 전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혈액 내에 인보사가 잔류하지 않아 안전하다는 취지로 안전성을 주장한 데 대해 법무법인 오킴스는 "인보사가 투약된 관절강은 손상이 있지 않는 한 혈관과의 직접적 연결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무릎 관절강 내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혈액을 타고 전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결국 확실한 (확인) 방법은 환자 전원을 대상으로 관절액에 대한 주기적인 천자(관절액을 뽑아내 검사하는 방법)를 해야만 하는데 이에 대한 환자의 불편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코오롱생명과학의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금까지의 투자자를 위한 해명이 주로 이뤄지고 있을 뿐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배제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는 이메일을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전달받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경위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우스꽝스러운 상황', '코미디'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법무법인 오킴스는 "누락 과정이 너무나도 중대한 사항인데 이에 대해 얼마나 회사 측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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