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 애플' 블루보틀이 한국에 상륙한 지 한 달째를 맞았다. 오픈 초기 대기 시간만 4시간에 달했던 모습과 달리 안정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2만원에 달하는 머그컵 등 굿즈를 1인당 2~3개씩 구매해가는 방문객들의 모습에서 블루보틀에 대한 로열티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3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블루보틀 성수점을 찾았다. 대기 인원은 70여명으로 커피 주문까지 대기 시간은 40분 남짓 걸렸다. 지난달 1일 오픈일 당시 대기 인원만 300~400여명에 달했던 모습과 달리 대기줄은 짧고 매장 내부는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블루보틀 직원이 안내한 대기 규칙. [사진= 신미진 기자]
블루보틀 직원은 줄을 선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일종의 '룰(Rule)'를 설명해나갔다. '음료 주문은 처음 주문 1회만 가능합니다. 매장 내부로 들어가시면 뒤늦게 오시는 일행분은 합류가 안 되니 유의해주세요'라고 써있는 안내판에서 그동안의 혼란이 느껴졌다.안내 직원은 "일행이 있어 들어야가 한다는 고객이 많아 종종 손님들끼리 작은 싸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2시까지 대기 인원수는 70여명이 유지됐다.
블루보틀 성수점 방문객들이 머그컵과 원두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미진 기자]
매장 내부로 들어서자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들고 있는 블루보틀 로고가 새겨진 쇼핑백이 눈에 들어왔다. 블루보틀은 음료와 함께 머그컵(2만원), 원두 쓰리 아프리카스(2만5000원·300g)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즌 한정인 원두 스프링 블렌드(2만9000원)은 모두 판매된 상태였다.성수동 인근에서 근무하는 김선희(32)씨는 "줄을 오래 섰는데 음료만 먹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원두나 굿즈를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굿즈만 구매하려는 방문객도 줄을 서야 한다.
주문 시 입력한 이름이 인쇄된 영수증. [사진= 신미진기자]
주문을 한 뒤 음료를 받기까지 라떼는 5분, 드립커피는 8분이 총 소요됐다. 특이한 점은 주문 시 '이름'을 패드에 입력하고, 메뉴를 받을 때 입력한 '이름'으로 주문자를 부른다. 회원을 제외한 나머지 손님은 '번호'로 부르는 스타벅스와는 다른 방식이다.이날 매장에서는 40~50대 방문객들도 눈에 띄었다. 한 중년 남성 방문객은 주문을 받는 직원에게 다소 낯선 표정으로 "가장 맛있는 메뉴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동료와 함께 매장을 찾은 김상배(51)씨는 "회사 근처에 젊은 사람들이 줄을 서길래 와봤다"고 말했다.
매장 회전율은 타 커피전문점보다 빠른 편이었다. 한 번 자리에 앉은 방문객들은 대부분 30~40분 내에 매장을 빠져나갔다. 이는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별도로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리에서 노트북을 켠 방문객은 100여명 중3~4명에 불과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블루보틀은 특유의 단조로움과 분위기로 '커피업계 애플'이라고도 불린다. 일본을 제외한 해외 진출국은 한국이 유일하다. 블루보틀은 다음달 서울 삼청동에 한국 2호점을 내고 올해 말까지 두 개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