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할인혜택이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 5G 상용화에 따른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가 멤버십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편의점 할인율은 2002년 최대 20%에서 현재 최소 5%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KT는 이달 1일부터 GS25에서 모든 등급에게 제공하던 멤버십 할인율 10%를 차등 지급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실버·일반 등급은 할인율이 5%로 낮아졌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1일부터 다이아몬드·골드·실버·일반 멤버십 등급의 GS25 할인율을 10%에서 5%로 축소했다.
LG유플러스와 KT의 2000년대 편의점 할인율은 15~20%에 달한다. SK텔레콤은 2003년부터 CU(구 훼미리마트)에서 최대 20%의 할인을 제공했으나 2007년 17%, 2011년 13%, 현재 최소 5%로 할인율을 점차 낮췄다. 혜택 축소는 이통사의 제안으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LG유플러스 GS25 할인 혜택 축소 안내. [사진 출처 = LG유플러스 홈페이지]
이통사 편의점 할인은 통상 가맹점주가 80%, 통신사가 20%를 분담한다. 상대적으로 손해가 큼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 수가 더 많은 편의점 입장에서는 이통사의 할인 축소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매년 이통사로부터 할인 혜택을 낮추자는 제안을 받고 있다"며 "소비자 불만을 떠안으면서도 제휴를 이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이통사가 매년 할인 혜택을 축소하는 이유는 5G 상용화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 5G 스마트폰 출시를 통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통사 올해 1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폭증했다. SK텔레콤 3313억원, KT 5521억원, LG유플러스 2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1%, 133%, 34% 증가했다. 설비투자 증가는 5G 상용화를 위한 기지국 구축 등 초기투자 영향이다.
올해 1분기 이통사 3사의 마케팅 비용은 비교적 줄었으나 5G 스마트폰 출시가 집중된 2분기(4~6월)에는 마케팅 비용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통3사는 갤럭시S10 5G에 이어 LG V50씽큐에도 최대 77만3000원의 파격적인 공시지원금을 제공했다.
편의점 입장에서도 그리 아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 CU와 GS25, 세븐일레븐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2.6%로 2016년 3.8%, 2017년 3.1%에서 매년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등에 따른 가맹점주 지원 증가로 마케팅 비용 축소가 절실하다.
결국 실적 악화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돌아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KT 가입자 장희수(27) 씨는 "멤버십 혜택을 보여주면서 신규 가입을 권유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혜택을 줄이나"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LG유플러스 가입자 김지현(33) 씨는 "혜택 축소 사실도 몰랐다. 가입자가 직접 공지사항을 찾아서 알아야 하는 건 결국 '깜깜이' 정책이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국 = 김승한 기자 /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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