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배 폭언 못 참아 퇴사했는데"…상사 아니라 징계 못 해?

【 앵커멘트 】
함께 일하던 선배의 괴롭힘으로 힘들다며 한 직원이 이를 회사에 알렸는데요.
회사는 황당하게도 동료의 괴롭힘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홍주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한 식품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했던 A씨는 회사 선배 B씨의 폭언과 욕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A씨 / 전 직원
- "저처럼 보잘것없는 것들은 잘라버린다며…. 욕을 자주 하는 스타일인데, 그냥 무턱대고 총으로 쏘고 싶다."

A씨는 B씨에게 들었다는 폭언 내용을 일기장에 적었고, 동료 직원들도 이게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동료직원
- "그냥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죠. 나도 너무 짜증 나고, 스트레스받고…. "

▶ 인터뷰 : 동료직원
- "그렇게 인격 모독적인 욕을…. '칼로 찌른다' 그것도 충격적인데 정말 상스러운 욕을 붙여가면서…."

결국 A씨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회사 측에 이런 내용을 알렸습니다.

▶ 녹취 : A씨 (회사 관계자와 통화)
- "징계 안건 중에 욕하고 그런 것도 올랐나요?"
- "네, 그런 부분도 올라온 거고요.

하지만 회사는 B씨에 대해 징계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B씨가 입사 선배지만 직급상 상급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근로자 간 다툼'으로 봐 징계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퇴사로 보고 실업급여 자격을 인정한 고용센터의 결정과 정반대입니다.

▶ 인터뷰 : 김승현 / 노무사
- "(직장 내 괴롭힘은) 우위성이 있으면 되는데…. 업무 역량이라든가, 어떤 집단 (소속)이라든가, 인종일 수도 있고. 힘의 균형을 보는 거지 직급 하나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괴롭힘 의혹에 대해 B씨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홍현의 VJ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