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 산하 글로벌 상용차 회사인 'MAN(만)'은 국내에서는 낯설다. 그러나 국내 도로 곳곳에서 MAN이 생산한 트럭·버스를 종종 볼 수 있다.
MAN 그룹의 한국지사인 만트럭버스코리아(대표 막스 버거)는 지난 2001년 설립된 뒤 현재 국내에서 수입 상용차 판매 2위를 기록중이다. 주력상품은 트럭이다. 'MAN'이라는 알파벳과 사자를 형상화한 엠블럼이 트럭 앞 쪽에 부착됐다.
버스도 수도권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운행되는 2층 광역버스, 서울시티투어용으로 사용되는 천정·창문 개방형 관광버스가 MAN 제품이다. 대전에서도 라이온스시티 천연가스 저상버스가 달리고 있다.
MAN 역사는 260년이 넘는다. 브랜드명은 'Maschinenfabrik Augsburg-Nurnberg'의 약자로 아우크스부르크-뉘른베르크 기계공장이라는 의미다. 1898년 뉘른베르크에 있던 1841년 설립된 뉘른베르크 기계공장(Maschinenbau Nurnberg)과 1840년 창립한 아우크스부르크 소재 아우크스부르크 기계공장(Maschinenfabrik Augsburg AG)이 1898년 합병하고 그 10년 뒤인 1908년 아우크스부르크-뉘른베르크 기계공장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이 회사를 1758년 독일 오버하우센에 설립된 '세인트 안토니' 철공소에 뿌리를 둔 'Gutehoffnungshutte(GHH)'가 1921년 인수했다. 인수합병한 GHH는 1986년 명칭을 현재의 MAN으로 변경했다. MAN은 '맨'이나 '만'으로 발음하지만 국내에서는 '만'으로 브랜드명을 정했다. 독일에서는 '엠아엔'이라고 부른다.
[사진제공 = 만트럭]
MAN은 2011년 폭스바겐그룹에 흡수됐다. 폭스바겐그룹은 이에 앞서 유럽 최대 트럭 브랜드를 설립하기 위해 지난 2000년대부터 MAN과 스카니아 지분을 확보, 20008년 스카니아를 인수했다.MAN의 전신 아우크스부르크 기계공장은 1892년 디젤기관 개념을 정립해 '디젤의 아버지'로 여겨지는 루돌프 디젤과 함께 세계 최초로 작동이 가능한 디젤엔진을 1897년 선보였다.
MAN이 개발한 디젤엔진은 단순히 새로운 동력기관의 탄생에 멈추지 않았다. 디젤엔진이 나오기 전 영국은 '산업혁명의 아버지' 제임스 와트(전력단위 'W'는 그의 이름에서 가져왔다)의 증기기관에 힘입어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제1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독일은 디젤엔진 덕분에 영국에 뒤쳐졌던 산업혁명 후발국에서 벗어나 엔진·화학 분야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제2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오늘날 독일이 자동차·제약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계기를 MAN 디젤엔진이 마련해준 셈이다. 독일 기술자들의 맨파워를 활용한 'MAN POWER'다.
독일이 디젤 기술로 경제력은 물론 군사력을 강화하자 해가 지지 않는 제국주의 패권을 지키기 어려워진 '대영제국'이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 독일에 선전포고했다는 분석도 있다.
[사진제공 = 만트럭]
MAN 디젤엔진은 승용차 부분에서 벤츠가 1936년 세계 최초 디젤 승용차 260D을 내놓는 토대를 제공했다. MAN도 1915년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디젤엔진 트럭을 내놨다.MAN은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유(U)보트용 엔진, 제2차 세계대전 때는 군용 트럭과 전차도 생산했다. 밀리터리 마니아들에게 유명한 팬더 전차와 레오파르트 전차에도 MAN 엔진이 사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MAN은 트럭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1951년 중형 트럭 F8을 시작으로 1960년대에는 중대형 트럭을 내놨다. 1990년대에는 대형트럭으로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매출은 121억유로(15조5350억), 영업이익은 3억3200만유로(4262억)를 기록했다. 판매대수는 9만5352대다.
국내에서는 대형 카고, 중형 카고, 중소형 카고, 덤프 트럭, 트랙터 총 5종의 트럭과 함께 투어링 버스, CNG 저상버스, 2층 버스 총 3종의 버스를 판매중이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지난 2014~2016년 3년 연속으로 MAN이 선정하는 '최우수 트럭 시장 상'을 받았다. MAN은 한국을 '7개 전략 국가'에 포함시켜 한국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지난 2017년 용인으로 옮긴 만트럭버스코리아 본사에 첫 직영정비사업소를 열고, P야 센터를 평택으로 확장 이전한 게 대표적이다. 또 전국에 21개 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올 1~2월 총 160대를 판매해 볼보 트럭(313대)에 이어 수입 상용차 판매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스카니아(146대),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86대), 이베코(44대)가 이었다.
[뮌헨 =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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