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최근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12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불확실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그린북을 통해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반도체 가격 조정과 조업일수 영향 등이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감소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다만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경기가 부진하다고 표현했고, 그린북에서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지표를 주어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생산·투자·소비 등 산업 활동지표의 '트리플 증가'를 언급하며 한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그러나 2월 생산을 보면, 광공업이 전월 대비 2.6% 감소했고, 서비스업(-1.1%), 건설업(-4.6%)도 감소하면서 전 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1.9% 줄었다. 2월 소매판매(-0.1%), 설비투자(-1.9%), 건설투자(-4.6%)가 모두 감소했다. 수출도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과 세계 경제 둔화 영향으로 3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경제 심리 지표는 전월에 이어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올라 넉 달 연속 개선됐고,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만 명 늘었다. 실업률은 0.2포인트 하락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같은 달 주택시장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주택 매매가와 전셋값이 하락하고 거래 감소가 이어졌다.
그린북은 4월호에서 지난 3월호에 긍정적 모멘텀을 언급한 것을 삭제하고 하방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재부는 추경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을 강조하며 "투자 및 창업 활성화, 규제혁신, 수출 활력 제고 등 주요 대책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홍 경제분석과장도 추경 편성에 동의하면서 "하방리스크가 있는 상태에서 추경을 편성해 집행하면 하방리스크를 방어하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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