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4000원씩 하는데도 숨쉬기 불편하고, 고작 하루밖에 못 쓰는 마스크들이 싫어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죠."
반병희 백텍 대표는 27년여의 직장 경력을 마치고 2017년 미세먼지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 대표는 "가진 사람들은 10만원씩 하는 고가 마스크를 사용하고, 해외로 '미세먼지 도피여행'을 떠나기도 한다"며 "반면 없는 사람들은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들이마시며 생활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사업 계기를 밝혔다. 반 대표는 15년 이상 나노복합소재를 연구한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2017년 백텍을 설립하고, 올 3월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백텍의 브랜드 '퓨리타스' 마스크의 가장 큰 특징은 편한 호흡이다. 기존 제품보다 약 5배가량 호흡을 편하게 제작했다. 반 대표는 "일반적인 마스크와 다른 3D 디자인을 적용했기에 미세·초미세먼지를 걸러내면서도 호흡저항률이 낮다"며 "시중에 나온 거의 모든 제품을 직접 착용하며 실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마스크에 독특한 격자무늬를 적용하고, 화학적 코팅을 하지 않아 마스크 안의 수분이 밖으로 잘 배출되는 장점도 갖췄다.
코받침에 스펀지를 덧대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소비자 편의를 고려했지만 가격은 저렴하게 유지했다. 반 대표는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들은 기능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며 "대량 구매시 기본 제품은 장당 700원, 고급 제품도 장당 2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게 오픈마켓에 유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리타스 마스크는 외국 기업에 50만장 이상을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내 유력 정수기 기업에도 필터용 원단을 납품하고 있다. 반 대표는 "현재 중동과 미국 일부 지역과 하수종말처리용 필터 공급을 논의 중"이라며 "소비자 대상 시장에서는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정부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퓨리타스마스크는 정수기 필터에도 쓰는 나노 소재를 마스크에 적용해 항균 기능까지 갖췄다는 게 특징이다. 신민아 마스크를 비롯한 패션을 중시하는 다른 마스크들이 대부분 일회용인 데 비해 퓨리타스 마스크는 여러 차례 써도 무방하다는 설명이다.
반 대표는 말 못할 어려움도 겪었다. 그는 "수년 간 마스크를 연구한 CTO가 개발한 미국 환경청(EPA)에서 인증받은 항균 재질 마스크가 있지만 KF 인증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EPA에서 인증을 받았지만, 해당 항균 원단이 국내에서 인증을 받으려면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살균 물질 등을 사용하지 않아 안전성까지 높였지만, 비슷한 제품이 없어 완전히 처음부터 인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었다. 그는 "국내에서는 완전히 처음부터 검증을 받아야하기에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중국 등 해외 수출용으로만 판매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 대표는 사업 시작 때부터 꾸준히 사회 공헌을 실천해오고 있다. 마스크를 본격적으로 생산한지 한달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10만여장의 마스크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했다. 그는 "이른바 '깔창 생리대' 사건을 보고 마음이 아파 생리대 지원도 계획 중"이라며 "마스크, 생리대 등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돕는 것이 인생 목표"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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