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경력만 찾으면 나는 경력을 어디서 쌓나~"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며 대학을 졸업한 20대들의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규직은커녕 인턴과 계약직 또한 문턱이 높아 경력쌓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하지만 광고대행사 써치엠은 오히려 "경력보다 신입이 좋다"라고 외치고 있다. 실제 올해만 12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해 서울시 일자리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경력만 찾는 이 세상에서 신입에게 아낌없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써치엠의 박규태 대표를 만나 그 비결을 물었다.
박 대표는 "우리같은 작은 기업도 정부지원 일자리 프로그램이나 대학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면 실무교육을 받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다"며 "회사차원에서도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신입직원들을 많이 들여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써치엠은 2008년 8월 문을 연 이후, 올해로 10년차를 맞은 디지털 광고대행사다. 총 직원 52명 중 20대가 반을 넘고 30대가 30%, 그외에 임원급 자리를 40대 직원들이 채운다.
박 대표는 "업의 특성상 디지털에 밝은 젊은 인재들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칼퇴근을 장려하는데다 탄력근무제도 실시하는 등 워라밸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여성채용도 망설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취업 시장에서 남성을 선호한다는 편견과 달리 써치엠은 여직원들을 더 많이 뽑아왔다. 박 대표는 서울 역삼역 근처에 위치한 현 사무실로의 이사를 결정할 때 '여자화장실이 큰 곳'을 1순위로 삼았다. 전체 사원의 60%이상에 달하는 여직원들의 여론을 의식해서다.
써치엠 사무실 전경 [사진제공 = 써치엠]
중소기업의 특성상 입사와 퇴사 등 인원변동이 자주 있을 것 같다는 편견과는 달리 써치엠의 직원들은 회사에 오래 몸담는 편이다. 박 대표는 "입사하고 1년 안에 퇴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2년 이상은 다들 근무 하는 것 같다"며 "써치엠에서 디지털 광고대행업의 커리어를 쌓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친구들이 그만큼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일자리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한 현 취업시장에서 써치엠의 일자리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구체적인 처우 수준을 묻자 박 대표는 "중소기업임을 감안했을 때 업무강도에 비해 오히려 업계평균보다 연봉이 높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법적인 수준에 맞는 야근수당을 주고 있으며, 클라이언트에 따라 불가피하게 휴일근무를 할 경우에는 대체휴가를 준다"며 "연차휴가 또한 각 팀장의 허락하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이며 복지도 하나둘 늘려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직원들에게 최대한 복지혜택을 줘야 한다는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교육비지원 동호회 활동비 지원 등 회사가 해줄 수 있는 복지 프로그램의 경우 별도의 게시판에 공고해 직원들이 빠짐없이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장려한다"며 "저녁회식을 지양하며 팀별로 주어진 예산 내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문화활동을 하도록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써치엠 직원들이 10주년 기념식 후 사진촬영을 하고있다. [사진제공 = 써치엠]
하지만 박 대표 역시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이력서를 받아 인터뷰를 잡았지만 당일날 연락이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직원 하나하나를 공들여 뽑는데 이같은 노쇼를 겪으면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같은 어려움에도 서류전형부터 실무자 면접, 대표 면접까지 무려 3단계를 거쳐 직원을 한땀한땀 정성스럽게 뽑는다는 박 대표는 "스펙보다 스토리가 있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사실 젊은 지원자들이 영어점수와 같은 스펙을 만들어 오는데 그건 기업입장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특히 써치엠의 경우 자신의 이력과 사회생활을 녹여내 남에게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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