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세대 교체를 전격 단행해 신동빈 회장 부재로 8개월 늦춰진 투자 시계를 되돌리고 미래 전략 수립에 적극 나선다.
롯데는 19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카드 등 식품·화학·서비스·금융 부문 30개 계열사의 2019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계열사들은 이날 이사회에서 임원인사를 확정했고, 20일과 21일에는 롯데쇼핑 등 유통 및 기타 부문 20개사가 이사회를 열어 임원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내정된 등기 임원들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우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식품BU 이재혁 부회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물러났다. 신임 화학BU장으로 선임된 롯데케미칼 김교현 사장은 1984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롯데케미칼 신사업을 주도해 LC타이탄 대표를 맡아 실적을 끌어올렸고, 작년부터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아왔다.
신임 식품BU장 롯데푸드 이영호 사장은 1983년 롯데칠성음료로 입사해 생산, 영업, 마케팅 등을 두루 거쳐 2012년부터 롯데푸드 대표를 지냈다.
이번 인사는 차세대 인재로의 세대교체와 질적 성장 중심의 성과주의로 요약된다.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시장경쟁이 심화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한 것이다. 롯데는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온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그룹에 혁신을 일으킬 차세대 인재들을 전면 배치하기로 했다.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은 경영전략실로 명칭이 변경돼 윤종민 사장이 실장에 선임됐다. 경영개선실장에 박현철 부사장이, HR혁신실장에는 정부옥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주요 회사 대표들도 대거 교체됐다.
롯데케미칼 신임대표에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이 내정됐다. 임 대표 내정자는 1989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신규사업,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롯데미래전략센터장,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을 거쳐 작년부터 가치경영실장을 맡아왔다.
롯데푸드 신임 대표는 홈푸드 사업본부장인 조경수 부사장이 맡는다. 조 대표는 1986년 롯데제과로 입사해 2009년 롯데푸드로 옮겨 마케팅과 파스퇴르 등을 맡았다.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로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상품, 마케팅, 기획 전문가로 롯데백화점과 롯데정책본부를 거쳐 2016년부터 대홍기획을 이끌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로 롯데아사히 대표 출신 김태환 해외부문장(전무)이, 롯데렌탈 신임 대표는 이훈기 오토렌탈본부장(전무)이 선임됐다.
대홍기획 신임 대표에 홍성현 어카운트솔루션 본부장(전무)이, 롯데캐피탈 신임 대표는 고정욱 롯데캐피탈 영업2본부장(전무)이 선임됐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롯데칠성음료 음료BG 이영구 대표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롯데첨단소재 이자형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도 사장에 올랐다.
롯데물산 대표는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가 겸임하고,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도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가 겸임한다.
올해도 여성 임원이 새로 4명 배출돼 그룹 전체 여성임원은 34명이 됐다. 20일 유통 계열사에서도 여성 임원이 추가될 전망이다. 롯데제과 인도법인인 롯데인디아의 밀란와히 법인장이 수익성을 개선시킨 공로로 임원 승진해 롯데의 외국인 임원은 8명으로 늘어났다.
[이한나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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