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일선 약국에서 구입하는 약품 표지에 해당 약물의 모든 성분이 다 표시된 형태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의약외품 등 모든 약품 포장과 용기에 약물 전(全)성분 표시제가 적용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16년 12월 약사법 개정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가습기 살균제 파문이 확산되면서 기존에 주사제와 점안제, 안연고제 등 일부 의약품에만 적용된 전성분 표시제를 전체 의약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제약사들의 제품 제조에 1년 유예가 적용되면서 제약사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모든 약품에 전성분 표시를 해왔으며 일선 약국 유통 제품에 대해선 다시 1년이 유예돼 올해 12월 3일부터 실시됐다.
지난 1년간 제약사의 신제품은 대부분 전성분을 표시한 상태로 출시됐지만 의약품 유통기한이 최대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그간 일부 의약품은 전성분이 다 표시되지 않은 형태로 유통됐다. 이들 약품도 원래는 12월 2일까지 판매된 후 모두 폐기처분돼야 한다.
전성분 미기재 의약품을 3일부터 유통하다가 적발되면 1차 경고에 이어 2~4차 적발 땐 3일, 7일, 15일씩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그 이후엔 최고 품목허가 취소까지 내려질 수 있다.
하지만 일선 약국에서는 전성분 미기재 의약품 재고처리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약국에서 전성분이 다 표시되진 않았지만 유통기한이 남아 판매되고 있는 약품은 대략 10%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등은 일선 약국에 대해 지나친 행정 처분을 내리기보다는 실질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 당분간 계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대한약사회 신임 회장 선거와 맞물려 후보자들도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약사들 의견을 감안해 12월 3일 이후에도 약간의 유예기간을 더 줄 생각"이라며 "당장의 행정 처분보다는 제도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성분 표시제에 따라 의약품 용기와 표장에는 원료약품 주성분뿐 아니라 보존제나 첨가제 등 구성품 일체가 모두 기재된다. 포장 용기에 다 기재하기 어려우면 약품 안에 삽입하는 설명지(인서트 페이퍼)에라도 표시해야 한다. 성분은 유효성분을 먼저 기재한 뒤 첨가제를 표시하되 첨가제의 경우 보존제와 타르색소, 동물유래성분부터 먼저 표기해야 한다. 그 외에는 한글 오름차순으로 기재될 전망이다.
해당 약을 만든 제약사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서도 전성분으로 업데이트된 정보가 제공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도 각 회원사 홈페이지로 연동돼 확인이 가능하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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