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걸을마를 뗀 아이가 블럭을 요리조리 떼었다 붙여본다. 블럭 색상별로 철로 위에 놓으니 기차 경적이 울리고 불빛이 켜진다. 아이의 눈이 더욱 빛난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코엑스몰에서 열린 '제23회 베페 베이비페어'에 마련된 레고 전시장에는 엄마와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은 '레고 듀플로 스마트 기차 시리즈'. 레고의 유아용 제품 중 처음으로 코딩 기술을 접목해 이날 전시장에서 관심을 한껏 받았다.
레고 관계자는 "만 2세부터 5세까지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 유아가 쉽게 기차를 조종하면서 코딩의 기본 원리를 배울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학생에 이어 내년부터 초등학생도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어린이는 물론 유아들을 겨냥한 코딩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놀이를 하듯 자연스럽게 코딩 교육을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레고코리아가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레고 부스트가 대표적이다. 레고코리아가 코딩 기술을 적용한 첫 제품으로 코딩 교육에 대한 높아진 사회적 관심과 맞물려 출시 한 달만에 이마트에서 블록완구 매출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쏟아지는 코딩 완구 중에서도 레고 부스트가 큰 인기를 누린 요인은 자유롭게 놀이를 하며 코딩의 기본 원리를 익힐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레고 부스트는 아이들이 직접 장난감을 조립한 후 앱을 통해 명령어를 입력하면 장난감이 해당 명령어를 인식, 작동을 한다.
이른바 '손맛'을 느끼며 원인과 결과의 원리를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 특히 움직임, 색상, 음성 등을 인식하는 센서를 갖춰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을 통해 제품과 교감하며 코딩에 흥미를 갖도록 돕는다.
레고 부스트
레고 관계자는 "로봇, 고양기, 탐험차량 등 5가지 기본 모델 외에 아이들 스스로 독창적인 코딩 로봇을 제작해 논리적인 사고력은 물론 창의력과 상상력도 함께 키울 수 있어 부모님들 사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코딩 완구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레고는 유아용 제품인 레고 듀플로에까지 코딩 기술을 확장, 다양한 코딩 놀이를 즐기도록 한다는 방침이다.손오공은 지난해 최대 주주사인 미국 마텔을 통해 '피셔 코딩 애벌레'를 국내로 들여왔다. 직진·우회전·좌회전 등 각기 다른 동작 명령어가 저장된 8개의 몸통 블록을 다양하게 조합해 애벌레의 움직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완구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코드'(프로그램 명령어) 조합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손오공 측의 설명이다.
통신기기 전문기업 인포마크는 스마트 완구 '대시앤닷'을 선보이고 있다. 대시앤닷은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앱으로 각기 다른 동작 명령 버튼을 조합하면 로봇이 그에 맞춰 움직이는 완구다.
장난감 전문 기업 토이트론의 경우 국내 초등학교 코딩 교육 교과 과정에 맞춰 개발된 스마트토이 '코딩펫'을 시장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코딩펫은 왼쪽·오른쪽·전진·후진 등 방향 카드를 인식시켜, 어린이가 순차·반복·함수라는 코딩 교육의 기본 학습 이론을 스스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교육적 기능과 완구적 기능을 모두 강화한 '코딩펫 밀키'를 출시했다.
완구업계 관계자는 "최근 초등학생도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완구업계도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는 추세"라며 "코딩 교육했을 때 다소 어렵게만 느끼는 아이들도 이미 익숙한 스마트폰 앱과 연동한 장난감에 큰 흥미를 보이며 엄마 아빠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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