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12일 같은 자동차 안에서 좌석마다 서로 다른 음악을 간섭 없이 들을 수 있는 기술을 전세계 완성차 업계 가운데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음향 기술인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SSZ, Separated Sound Zone)을 활용하면 핸즈프리로 전화 통화를 하는 내용이 다른 좌석에서 들리지 않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가족이 차를 타고 이동할 때 클래식을 좋아하는 부부와 최신 팝송을 듣고 싶어하는 아이들 간 음악적 취향이 달라서 보통 아이들은 이어폰을 끼고 원하는 음악을 듣는다. 이런 상황은 가족이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단절된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을 탄다면 대화를 하면서도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은 운전석과 보조석, 뒷좌석 등 각 공간에서 독립된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음장을 형성하고 제어해주는 기술이다. 차량에 내장된 여러 개의 스피커들이 동시에 다른 음향을 낼 때 나오는 소리의 파장을 서로 감쇠시키거나 증폭시키는 원리를 이용, 좌석별로 원하는 소리가 재생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좌석에서는 다른 음악을 틀어도 음이 중첩해 들리는 간섭이 발행하지 않으며 좌석별로 방음시설이 구비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은 좌석마다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운전석에서는 라디오를, 보조석에서는 음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헤드폰이나 이어폰 없이도 서로 다른 음악을 듣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중에도 대화를 할 수 있다. 또 각자의 자리에서 통화를 하거나 보안이 필요한 대화를 해도 동승객에게는 들리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운전자에게는 필요하지만 탑승자에게는 불필요한 소리도 제거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음성이나 각종 자동차 경보음과 같은 정보성 음향을 운전자에게만 집중하게 해 나머지 좌석에서는 정숙한 실내 공간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잠든 아이가 있는 경우 아이 자리로 소리가 넘어가지 않아 운전자는 자유롭게 내비게이션 소리를 켜두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독립음장 제어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2014년부터 시작했으며 이르면 1~2년 내에 양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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