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야, 엄마가 결혼하기 전 주차문제가 심각했단다. 주차장은 적고 공간은 좁아 이웃 간 다툼이 심했지. 심지어 이웃을 살해할 정도로 심각해서 주차 전쟁이라 불리기도 했단다"
조하요 씨는 자신의 차에 딸을 태우고 쇼핑을 가던 중 자율주행이 정착돼 운전면허가 내년부터 없어진다는 뉴스를 듣고 옛 추억을 떠올렸다.
운전석에 앉은 조 씨는 정면을 바라보지도, 스티어링휠(핸들)에 손을 올려두지도 않았다. 차는 백화점 입구에 '주차대기'라고 표시된 곳에서 알아서 멈췄다. 조씨 모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는 스스로 움직여 주차장으로 들어가 빈 공간에 주차한 뒤 전기차 무선 충전 모드에 들어갔다.
아우디가 만들려는 가까운 미래의 자동차 세상이다.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걸고 '미래 이동성(Future mobility)'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아우디가 이 중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레벨 3' 자율주행 양산차 '아우디 A8'을 선보이며, 자율주행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에서는 '레벨 4' 고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콘셉트카 '일레인(Elaine)'과 '레벨 5' 자율주행 콘셉트카 '아이콘(Aicon)'을 공개하며 한발 앞선 자율 주행의 미래를 제시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6단계로 구분된다. 이중 레벨 3는 '조건부 자동화'로 자동화된 운전 시스템이 운전 업무 일체를 실행하지만 위험할 때는 운전자가 개입하는 단계다.
레벨 2에서는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고 있어야 하지만 레벨 3에서는 운전자가 스티어링휠과 페달에 손과 발을 올려두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가 요청할 때만 손과 발을 쓴다.
레벨 4는 '고도의 자동화'로 자동화된 운전 시스템이 운전업무 일체를 담당하는 것은 물론 운전자가 위험 신호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을 때도 차 스스로 작동하는 수준이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다는 뜻이다. 레벨 5는 '완전 자동화'로 운전 시스템이 모든 운전 모드를 책임진다. 운전자는 물론 운전석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우디는 지난 6월초 열린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아우디 A8, 일레인 등 아우디 비전을 보여주는 다양한 모델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 '레벨 3' 아우디 A8
지난해 7월11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7 아우디 서밋'에서 최초 공개됐다.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최초의 양산차다.
아우디 AI 트래픽 잼 파일럿(Audi AI traffic jam pilot, 정체구간 자동운전)은 양방향 차로 사이에 물리적 장벽이 설치된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최대속도 60 km/h까지 운전을 맡는다.
중앙 콘솔에 위치한 AI 버튼을 누르면 활성화된다. 트래픽 잼 파일럿은 시동, 가속, 조향, 제동을 관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운전자는 더 이상 차에 계속 집중할 필요가 없다.
운전자는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각국의 법규에 따라서 TV 시청 등 차에 있는 다른 기능에 집중해도 된다. 정해진 한계 속도에 도달하면 시스템이 운전자를 호출해 주행 통제권을 넘겨준다.
기술적 관점에서 트래픽 잼 파일럿은 혁명적인 기술이다. 자동운전 기능이 실행되면 중앙 운전자보조 제어기(zFAS)가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병합해 차량 주변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생산한다.
아우디는 자동차 회사 최초로 레이더 센서와 전면 카메라, 초음파 센서와 함께 레이저 스캐너도 사용한다.
아우디 A8은 지능형 대화도 가능하다. 운전자는 새로운 음성제어를 통해 차에 적용된 다양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도착지 정보와 미디어는 보드 조작이나 클라우드로 LTE 속도로 전달된다.
주행 중인 아우디 차량이 교통 신호나 위험 정보를 수집한 후 아우디의 C2X(car-to-X) 서비스를 기반으로 공유한다.
이밖에도 '아우디 AI 원격 주차 파일럿(Audi AI remote parking pilot)'과 '아우디 AI 원격 차고 파일럿(Audi AI remote garage pilot)'을 통해 스스로 운전해 주차공간이나 차고로 이동한다. 운전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 과정으로 실시간 살펴볼 수 있다.
아우디 A8은 자율주행 외에도 새로운 디자인 언어, 혁신적인 터치스크린, 전기주행 시스템을 통해 '기술을 통한 진보'의 기준을 새로이 정립하며 럭셔리 클래스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독일을 시작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다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아우디 A8 [사진제공 = 아우디]
◆ '레벨 4' 일레인아우디의 두번째 양산 전기차 콘셉트 모델이다.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e-트론 스포트백과 차체 라인, 전자 구동, 외부 라이팅을 공유한다.
일레인이 e-트론 스포트백과 차별화되는 점은 보조 시스템 한계에 도전하는 다양한 기능과 자율주행 기술이다.
차세대 중앙 운전자 보조 컨트롤러(zFAS)를 사용해 '고속도로 파일럿(highway pilot)'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시속 60~130km의 주행 속도에서 자율 주행을 지원하는 레벨 4 수준의 고도 자율주행 기술과 아우디 AI 기술이 탑재됐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디지털 브랜드'로 진보해가는 아우디의 미래를 보여준다.
일레인은 고속도로와 다 차선 도심 도로를 벗어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운전자를 지원한다. 사전 감지 안전 기술과 연료 효율 보조 장치 등 모든 일반적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들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더 많은 시간과 안정성, 효율성 및 개별화된 주행경험을 얻을 수 있다.
전장x전폭x전고는 4900x1980x1530mm, 휠베이스는 2930mm로 A7과 비슷하다. 대시보드 수평면과 그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센터 콘솔은 전 좌석 탑승자에게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디지털 매트릭스 프로젝터는 도로 전방에서 물체가 감지되면 라이트를 주변 환경과 소통하는 다기능 다이내믹 채널로 전환한다. 다른 운전자들에게 자율주행 여부를 알려준다.
전방 액슬의 전기모터 1개와 후방 액슬의 전기모터 2개가 4륜구동 기능을 제공한다. 발진가속도(시속 0→100km 도달시간)는 4.5초다. 배터리 충전 용량은 시간당 95kW으로 한 번 충전하면 5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내부는 밝고 간결한 디자인을 지향한다. 센터 콘솔, 도어 트림, 중앙 디스플레이 아래 위치한 대형 터치스크린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온보드 시스템과 상호작용한다.
대시보드 수평면과 그 위에 떠 있는 것같은 센터콘솔은 탑승자들에게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 '수소전기차' 아우디 h-트론 콰트로 콘셉트
아우디의 친환경적 전략을 보여주는 수소전기차다. 미래 자동차로 발전하는 이정표 역할을 담당한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5세대 연료 전지 기술을 채용했다. 경량 소재로 차량 무게를 감량하고 성능과 응답성, 사용가능 기간, 효율성도 향상시켰다.
150마력의 출력을 내뿜는 효율적인 연료 전지와 순간적으로 136마력의 출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강력한 배터리를 함께 적용해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수소 연료 탱크 3개는 승객 탑승 공간이나 트렁크 공간 아래에 배치돼 실내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각 연료 탱크는 여러 겹으로 구성됐다.
내부 탱크는 가스가 새지 않는 폴리아미드 소재다. 탄소섬유강화폴리머(CFRP)와 유리섬유강화폴리머(GFRP)로 내부탱크를 감쌌다. 4분이면 수소연료를 모두 채울 수 있다. 한 번 주입하면 6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또 레이더 센서, 비디오 카메라, 초음파 센서, 레이저 스캐너 등 아우디가 자율주행을 위해 개발한 모든 기술을 총망라해 탑재했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이제 공간 분리된 제어 장치를 통해 관리된다. 이용 가능한 모든 센서 정보는 중앙 운전자 보조 시스템 (zFAS)에 의해 처리된다.
이 제어장치는 실시간 제공되는 차량 주변정보를 완성 모델로 컴퓨팅화해 중앙 제어장치 및 자율 주행 시스템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로 변환한다. 이를 통해 주차할 때나 최고속도 60 km/h미만으로 정체 구간을 주행할 때 자율 주행을 수행한다.
아우디 h-트론 콰트로 콘셉트 [사진제공 = 아우디]
◆ 아우디 파일럿 드라이빙고속도로에서 교통 혼잡이 발생했을 때 주행속도 0~65km/h 구간에서 운전자의 가속, 제동 , 조향을 보조한다.
교통 혼잡이 해소되거나 고속도로가 끝나는 등 시스템이 정한 한계에 도달하면 운전자에게 다시 스티어링휠을 잡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만일 운전자가 응하지 않으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지 상태에 들어간다.
아우디 파일럿 드라이빙에서 뇌 역할을 하는 중앙 운전자 보조 제어장치(zFAS)는 최첨단 고성능 프로세서를 활용해 모든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계산하는 과정을 거쳐 교통신호를 판단한다.
레이더 시스템이 자동차 전방을 모니터링하는 동안 광각 렌즈를 부착한 비디오 카메라는 차선 표시는 물론 보행자와 다른 차량이나 가드레일 같은 물체를 감지한다.
최대 12개의 초음파 센서와 4대의 카메라가 자동차 주위를 모니터링하며, 레이저 스캐너는 최대 80미터 떨어진 물체에 대한 고정밀 데이터를 제공한다.
중앙 운전자 보조 제어 장치는 센서를 통해 수집된 모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변 환경을 계산하고, 교통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다. 이를 통해 차선에서 앞차의 이동 상황을 보다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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