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국내 반도체 사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번 1분기에도 연이은 '대박 실적'을 터트렸다.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반도체 업황의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튼튼한 펀더멘털을 보여줬다. 특히 D램(디램)이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면서 당분간 호황이 지속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으로 각각 11조5500억원(반도체 부문), 4조3673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3.0%, 77.0%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서며 수익률이 증가 중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률 50%를 돌파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50.1%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성장 중이다. 이런 경향을 고려해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내놓은 2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1분기 실적보다 높아진 삼성전자 15조8058억원(전사), SK하이닉스 5조1417억원이다.
반도체 업황이 올해도 활기를 이어갈 기미가 보이자 시설 투자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택 반도체 2공장 설립을 위해 3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도 8조원을 투자해 추가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비해 2723억원을 투입해 패키징 후공정을 담당하는 충칭 공장을 증설 중이다. 디램을 생산하는 중국 우시 공장은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연말 완공 예정이었던 M15를 좀 더 빨리 가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서 확인되듯 제품 가격 하락이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하며 "하반기에도 업계는 초호황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가 디램 출하량을 늘리고 있지만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46.3%, SK하이닉스 28.6%로 두 기업이 디램 시장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10나노 중반 디램 양산을 시작했으며 10나노대 제품 생산 비중을 연내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 또한 올해 안으로 10나노대 D램 제품 생산 비중을 전체 3분의 1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여기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버당 디램 수요가 증가하면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램익스체인치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디램의 경우 모바일용은 전 분기 대비 상승률이 평균 1%에 그쳤으나 PC와 서버용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USB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도 디램만큼은 아니지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하는 SLC 낸드플래시는 고정 거래 가격인 최고 2%대 상승률을 보였다고 디램익스체인지는 발표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내 반도체 업황의 안정세는 지속될 걸로 본다"며 "디램은 미주·중화권 IDC 업체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서버 디램 수요 강세 지속과 세트업체들의 재고 축적 본격화에 따른 PC·그래픽 등의 수요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내 채용 확대와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 확대로 수요가 꾸준히 오름세를 탈 전망이다"고 내다 봤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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