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대한항공의 직원들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갑질 STOP' 촛불집회를 연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대한항공 직원연대(이하 직원연대)는 오는 4일 오후 7시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보이스 2018 조양호 OUT' 촛불집회를 연다고 2일 밝혔다.
조 회장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요구하는 이 집회는 대한항공 직원들로 꾸려진 카카오톡 익명 오픈채팅방인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통해 추진됐다.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 인원을 합치면 오픈채팅방 참여 인원이 3000여명에 달한다. 직원연대는 집회에 대한항공 및 계열사 전현직 직원을 비롯해 그 가족과 친구, 일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오픈채팅방에서는 전현직 대한항공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릴레이 형식을 통해 밝히고 있다.
직원연대는 검은색 계열의 사복에 벤데타 가면, 또는 모자와 마스크, 선그라스, 두건 등을 착용하고 집회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신상 노출로 혹시 모를 불이익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벤데타 가면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주인공이 억압에 맞서 저항의 의미로 착용해 상징성을 갖는다.
집회에서는 선언문 발표와 구호, 합창, 자유발언 등이 이어진다.
직원연대는 ▲물러나라 조씨일가 지켜낸다 대한항공 ▲갑질 세습 조원태는 물러나라 ▲갑질 세트 조현아·조현민을 추발하라 ▲갑질 폭행 이명희를 구속하라 ▲조씨 일가 욕설 갑질 못참겠다 ▲갑질 원조 조양호는 퇴진하라 ▲조씨 일가 간신배들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칠 예정이다.
해당 집회는 대한항공 3개 노동조합과 무관하게 열린다. 음향시설은 시민단체가 지원하기로 했으며 구급약품과 쓰레기용품 등은 관리자가 사비로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논란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공동 사회자로 나설 계획이다.
직원연대는 이번 1차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2·3차 집회도 이어갈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