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마치고 입국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직원들에게 사과문으로 마음을 전했다. 변호사도 선임해 문제가 있을 시 대처하겠단 입장이다.
조 전무는 지난 15일 오후 9시께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최근 논란을 빚은 '물컵 갑질'와 관련해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특히 함께 일했던 광고 대행사 관계자 분들과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분들 모두에게 한 분 한 분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욱 반성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많은 분이 충심 어린 지적과 비판을 보내주셨고 모두 마음 속 깊이 새기고자 한다"며 "앞으로 더욱 열린 마음으로 반성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조 전무는 이날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이번 일은 전적으로 제 불찰이자 잘못"이라며 "앞으로 법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며 어떠한 사회적인 비난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회의 도중 소리를 지르고 물컵을 던졌다는 의혹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물이 든 컵을 바닥에 던질 때 물이 튄 것은 사실이지만 물을 뿌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12일 해외로 휴가를 갔던 조 전무는 문제가 커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리석고 경솔한 행동에 사과드린다"면서 사과문을 올렸지만 조 전무가 욕설을 내뱉는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4분20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며 폭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한항공 측은 "조 전무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음성 파일 제보자는 개인정보를 가린 대한항공 사원증과 명함 사진을 공개하며 "녹음 파일은 조 전무의 것"이라고 맞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일 대한항공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내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 등 대한항공 3대 노조는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내고 조 전무의 사퇴와 진심어린 사과, 경영층의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조 전무 관련 청원이 올라와 조 전무에 대한 처벌과 사기업인 대한항공이 '대한'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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