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의 구속 이후 처음 열린 롯데지주의 임시주주총회가 참석한 주주들의 항의와 고성으로 얼룩졌다. 의장을 맡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와 참석 주주들은 1시간 20분 가량 질문공방을 이어간 끝에 참석 의결주 87.03%가 찬성해 주요 안건인 '합병 및 분할합병안'이 통과됐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롯데 임시주총은 시작하자마자 고성과 질타가 난무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진행 절차를 문제삼고 앞으로 경영에 대해 우려를 쏟아내면서 한 시간 가량 중단됐다. 이날 구속된 신 회장 대신 의장을 맡은 황 부회장은 임시주총 개회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소액주주들의 연이은 공세와 질문에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초 롯데 측은 이날 이날 주총이 큰 소동없이 주요 안건인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등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주총이 시작되자마자 일부 소액주주들은 "롯데 측은 주주들의 배려와 동의도 없이 비민주적으로 임시주총을 진행한다"며 반발했다.
한 소액주주는 "오늘 주총에 직접 참석한 주주와 대리행사를 하기로 한 주주를 구분해 말해달라"며 "주총 직전까지 분할합병 이사회 결의에 반대 의사 통지 건수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주주는 "분할합병 안건에서 직접 참석한 주주·주식 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진행하는 이런 비민주적인 주총이 어딨느냐"며 "이렇게 법을 무시하고 멋대로 임시주총을 진행하니 속된말로 총수(신동빈 회장)도 그렇게 구속된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 측은 이날 주주 본인과 위임장 대리출석을 합해 711명이 출석했다고 밝혔다. 롯데 측 법률대리인은 "본인과 대리출석 등을 구분하고 있진 않지만, 공증 변호사 참석아래 주총이 진행되므로 법적 하자는 없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와 주식 수를 정확히 말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한 소액주주는 "총수도 없는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또다시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까 싶어서다"면서 "(언론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엮이면 제2 경영권 분쟁이 나올 수도 있다는 데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질의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김규리 기자]
이에 황 부회장은 직접 "문의한 내용은 개별주주와 관련된 사항이기때문에 본 임시주총에서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지만 설명을 드리자면 일본롯데홀딩스는 위임장을 통해 이번 분할 합병안에 대해 찬성했다"고 강조했다.한 시간 가량 소액주주들과 황 부회장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지난 후 롯데 임시주총은 11시 20분께 다시 재개됐다. 임시주총이 시작한 후 약 1시간 24분만에 주요 안건인 '합병 및 분할 합병안'에 대한 의제 상정과 투표를 진행했다.
의결권 있는 총 주식 5811만 5783주 중 3900만 9587주가 참석했으며, 이 중 3395만 358주(87.03%)가 찬성하면서 ▲롯데상사 ▲ 롯데지알에스 ▲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 대홍기획 ▲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의 회사 합병 및 분할합병 승인안건을 통과됐다. 이번 합병으로 인해 의결권을 기준으로 한 롯데지주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0.9%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10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면서 롯데지주에 편입된 계열사는 모두 51개로 늘어났다. 오는 4월 1일 최종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총 54개(롯데지주 포함)가 된다.
임시주총을 끝내고 나오며 황 부회장은 취재진들에게 "오늘 롯데 분할 합병에 대해 주주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면서 "기본적으로 주주가치 훼손 안되게 상장은 시간 두고 모든분들이 좋을 수 있도록 기대에 부흥에 잘 해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는 최근의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지주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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