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섭취' '잇몸섭취' '혀로 섭취'…
식품을 씹을 때 느껴지는 단단한 정도를 표기한 예다. 최근 정부는 식품 포장지에 이같은 식품의 단단한 정도를 단계별로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씹거나 삼키는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는 노인들 위해서다.
이를 신호탄으로 국내에서도 실버푸드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실버푸드 시장은 우리에게 낯설다. 2025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지만 정작 관련 대책은 미비한 탓이 크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해외에서의 실버푸드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가 준비해야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알아봤다.
◆ '개호(介護)'식품개발 활발한 일본…자택 배달서비스도
일본 여행시 쉽게 눈에 띄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개호(介護)'라는 말이다. '곁에서 돌봐준다'라는 뜻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주요 음식 사업에는 이 말이 꼭 붙는다.
일본의 대표 개호식품업체로는 '큐피'와 '메이지'가 있다. 1998년부터 개호식품 개발에 나선 큐피는 레토르트에서부터 젤리까지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고형물을 먹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믹서에 갈아 만든 닭죽과 삼키기 쉬운 우동 등의 상품이 대표적이다. 메이지의 경우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음료형 상품을 개호식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실버푸드 자택 배달 서비스도 활발한 편이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거주하는 고령자들의 도시락 신청을 받은 후 관련 정보는 거주하는 자택에서 반경 2km 내에 있는 개호식품 배달업체에 전달,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식이다.
일본에서는 실버푸드 관련 시장이 2014년 기준 1322억엔(1조2800억원)에서 2020년 1963억엔(1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미각 상실·영양 실조 방지 위한 상품 등 다양해
프랑스에서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식품산업에 대한 마케팅이 매우 활발하다. 쉽게 뚜껑을 열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식품과 미각을 잃은 노인들을 위한 식품도 나와 있다. 노인들의 영양실조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고영양의 먹기 쉽게 가공된 식품뿐만 아니라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물질이 함유된 트로피카나 항산화주스, 미용기능이 첨가된 영생초코렛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은 이미 1980년대부터 고령친화식품이 구매 가능한 형태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식품산업을 통해 냉동식품 형태의 완전조리급식이나 전처리 및 반조리 된 식재료가 보급됐다. 특히 이들을 이용해 지역사회 중심으로 장기요양시설 급식이나 재가노인 이동 급식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오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2대 건강보조식품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에서도 노인 식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슈퍼마켓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노인식품에는 중노년, 노년 등의 단어를 붙여 눈에 띄기 쉽게 했고, 고칼슘, 고단백질, 저지방 등의 단어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판매 중인 노인식품은 물에 타먹는 분말형태 제품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두유, 참깨죽 등 기타 분말제품과 함께 팔기도 한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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