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어닝시즌에 접어들면서 전자·전자업종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지만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자·전자업종이 올해에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원·달러 환율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기전자 업종은 어닝시즌이 시작된 지난 23일부터 전일(2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5.5% 상승했다.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발표한 25일에는 전기전자 업종 지수가 2.04% 올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8.7%증가한 13조7213억원이라고 밝혔다. 4분기에만 매출액 9조원, 영업이익이 4조470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SDI,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전자·전자업종 상승을 부추겼다.
증권가에서는 전자·전자업종 지수의 반등 요인으로 튼튼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꼽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에도 주요 기업들이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심리를 완화했다는 설명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증시 호황과 더불어 대형주 중심으로 진행되는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도 시장추정치에 부합하고 있다"면서 "특히 SK하이닉스 등 시총상위 종목의 실적이 견조해 전자·전자주 실적 논란도 일단락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국내 1월 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501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전자·전자주를 이끄는 업종이 반도체라는 점에서는 우려할 만한 사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반도체를 주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기 때문에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연초 106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로 인해 시장추정치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연초 주가 조정을 겪었다"면서도 "이는 환율 등의 외생변수에 의한 영업이익의 감소이지 본질적인 매출 감소로 인한 실적 부진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수출기업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긴 하지만 달러 환율이 상승해 수출환경이 개선되면 반도체주에 강세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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