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화장품 제조과정에 활용되고 있는 리포솜 기술을 보완할 새로운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셀트리온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화장품 주요 원료로 활용되는 상피세포성장인자(EGF)의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다중나노구조체 플랫폼 기술'에 대한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EGF란 피부세포의 성장·재생을 촉진시키는 단백질을 말한다. 피부 상처 치료 및 튼살 방지, 노화 예방, 탄력 증대 효능을 보여 많은 화장품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EGF는 분자량이 크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피부세포 속으로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에는 EGF를 피부에 전달하기 위해 속이 빈 방울 모양의 지질 이중층 구조인 '리포솜' 내에 EGF를 봉입하여 효능 물질을 피부에 전달했다. 그러나 봉입 효율이 20% 미만에 불과해 리포솜 중량 대비 봉입된 단백질의 양은 지극히 적다는 게 단점이었다. 고온·고압의 리포솜 제조 공정 상 봉입된 생리활성단백질에 변성이 생기면서 EGF 고유 효능이 떨어지는 것도 한계로 지적되어왔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기술은 EGF를 피부 속으로 더 많이 전달할 수 있게 해주는 단백질과 지질의 복합체 제조 기술이다. 셀트리온 생명과학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존 제조법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5년동안 공동연구에 매달렸고, 양이온성 지질인 'DOTAP'과 EGF 단백질 간 정전기적 인력 원리를 이용한 다중나노구조체를 개발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DOTAP 지질이 EGF 단백질을 여러 겹으로 감싸, 효능물질의 봉입률을 높이고 피부에 더 많은 효능물질을 전달하는 방식"이라며 "EGF-DOTAP 다중나노구조체를 만들 때는 고온고압 환경에 노출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단백질 변성이 생길 우려가 없고, EGF의 지질 봉입 효율을 9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 기술은 EGF 외에 다양한 단백질 효능 물질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셀트리온 연구소 측은 추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신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 등록 및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 6개국의 PCT 출원을 완료했으며,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통해 신기술이 적용된 고 기능성 화장품 라인을 내년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서진석 셀트리온 생명공학1연구소 연구소장(부사장)은 "이번 신기술 인증은 셀트리온의 우수한 바이오 기술을 화장품 분야로 확대·연계한 연구 결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심층 연구에 매진해 고효율·고효능 바이오 화장품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