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캐나다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한국은행은 캐나다 중앙은행과 원화·캐나다 달러화 간 상설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오후(현지 시간) 캐나다 오타와 캐나다중앙은행 본부에서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와 양국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서명과 동시에 효력이 생긴다. 이에 따라 한국·캐나다 중앙은행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통화스와프를 통해 상대국 자금을 자국 금융기관에 조달할 수 있다. 미리 최고 한도액이나 만기를 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국가들이 조정해 이용할 수 있는 상설계약 형식인 만큼 외화를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한국이 중국이나 말레이시아와 맺은 통화스와프는 무역 거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캐나다는 각 국 금융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한정된다.
김민호 한은 부총재보는 "우리 통화가 대외적으로 신인도를 인정받아 금융 안정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정부와 협력해 선진국과 다양한 형태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는 방향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무기한·무제한 통화스와프 계약을 하는 6개 주요국가 중 하나로 외환보유액 구성 5위, 외환거래 규모 6위에 해당해 사실상 기축통화국으로 통한다. 캐나다가 맺은 상설계약은 다른 주요 기축통화국(미국·유로존·일본·영국·스위스)과 한국 정도다.
현재 한국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는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1168억 달러 수준이다. 연장 협의가 진행 중인 UAE(54억 달러)를 포함하면 1222억 달러다. 이 중 양자 간 통화스와프는 중국 560억 달러, 인도네시아 100억 달러, 호주 77억 달러, 말레이시아 47억 달러 순다. 한국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 2월 호주, 3월 인도네시아, 10월 중국과 차례로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했다. 한국이 포함된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는 384억 달러 규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통화스와프는 국가 간 거래로 확산됐다. 앞서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가 간 통화스와프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