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제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주방 가전의 메카로 만들 계획입니다."
6일 LG전자 창원1사업장에서 만난 송대현 LG전자 H&A(생활가전) 사업본부장 사장은 사업장 내 창원 연구개발(R&D)센터와 관련해 "냉장고와 정수기 등 서로 다른 기술이 만나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지는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냉장고, 정수기, 오븐레인지 등이 만들어지는 LG전자 창원1사업장 옆에는 20층 건물이 우뚝 솟아있다. 지난달 26일 완공된 LG전자의 창원 R&D센터다. 아파트로 치면 40층 높이인 이곳은 과거 창원1사업장 공장 단지에 LG전자가 1500억원을 투자해 만든 공간이다. LG전자 H&A 사업본부의 주방 가전 연구원 1500명이 이곳에서 일한다.
LG전자 창원R&D센터 시료보관실 [사진제공 : LG전자]
창원 R&D센터는 지하 2층, 지상 20층으로 이뤄졌다. 연면적만 5만1000㎡로 단일 기업체 연구단지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하 1, 2층에 위치한 시료보관실은 주방가전 750대를 구비해 놓은 공간이다. 이미 출시된 제품도, 개발 단계 모델도 있었다. 각 제품에는 시료보관 시작일, 종료 예정일과 함께 담당 연구원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상할 우려가 있는 식품이나 제약이 아닌 공산품임에도 오직 1년 이내 제품만 시료 가치가 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지상 4층에 위치한 3D프린터실은 신제품 개발 전 모형을 제작하는 장소다. 지난 2014년 8억원을 들여 3D프린터 'Fortus 900mc'를 시작으로 총 17억4000만원을 투자해 3D프린터 4대를 배치했다. 40평의 공간을 채운 기계들이 돌아가며 각각 모형에 들어갈 부품들을 만들고 있었다. 제품 모형을 제작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한 이유는 시간·비용 절감과 보안 문제 때문이다.
박수소리 연구원은 "3D프린터를 도입함으로 모형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30% 줄일 수 있었고 비용도 연간 7억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전까지는 외부 업체에 모형 제작을 의뢰해야 했기에 모형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어 연구원들이 민감했었다고 전했다.
LG전자 창원R&D센터 요리연구실 [사진제공 : LG전자]
창원 R&D센터 14층에는 요리연구실이 자리하고 있다. 170개국으로 수출되는 LG전자의 주방 제품을 활용해 요리할 때 최적의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준비된 곳이다. 이곳에는 화덕, 상업용 오븐, 탄도르(인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사용하는 항아리 가마형 오븐) 등을 배치해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만들 제품에 대해 연구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한 세계 요리의 최적의 조리법을 개발하고 제품에 탑재하는 식이다.이 때문에 생기는 요리연구실 연구원들의 고충도 있었다. 이고은 연구원은 "미국, 유럽처럼 잘 알려진 지역의 요리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중동 등 생소한 지역의 음식을 만들 때가 가장 어렵다"면서 "또 사람 입맛이 주관적이다 보니 메뉴를 개발하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결과가 뒤바뀔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창원 R&D센터는 단순히 새로운 연구소가 아니라 창원1사업장이 스마트 공장으로 변화하기 위한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전자는 오는 2023년까지 창원1사업장을 스마트 공장으로 재건축하기로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창원 R&D센터를 제품 간 시너지가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건물 곳곳에 빈 사무실도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하나씩 채워질 전망이다.
송 사장은 "창원 R&D센터는 주방가전 제품 간의 시너지를 보다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전진기지"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주방가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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