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길 처음으로 문을 열고, 늦은 퇴근길 가장 나중에 불을 끄는 지친 표정의 양복 입은 사람들. 금융회사 직원들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선이 그렇다. 현대카드는 일에 치이고 고된 하루를 마치는 '보통의 금융회사'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이 같은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경제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수습기자 2인과 함께 금융권의 새로운 사내문화를 주도하는 현대카드를 지난달 18일 찾았다.
현대카드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된다'는 정태영 부회장의 철학을 모토로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저녁이 있는 삶', '욜로(YOLO)' 등 변화하는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춰 직원들의 복지에도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수습기자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를 찾은 시간은 늦은 오후 2시. 보편적으로 점심시간이 끝난 후 직장인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시간이지만, 점심시간을 여유롭게 마치고 들어오는 사원들을 로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현대카드는 점심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플렉스 타임'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사옥 내에는 직원들의 업무효율 향상을 위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사진제공 :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지난 1일부터 직원들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결정하는 '출퇴근 플렉스 타임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점심시간은 물론 출근시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그 이후부터 정해진 근로 시간 동안 일하고 있다. 이처럼 유연한 근무제도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무엇보다 맞벌이 부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도 직원들이 다양한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바로 '남성 전용 이발소'와 여성 직원들을 위한 '네일 관리샵'이다. 사옥 2관의 옆 건물 1층에 있는 이발소에는 현대카드 특유의 인테리어를 엿볼 수 있다. 사옥에서 30초 거리에 위치한 이 곳은 통유리 외벽으로 이루어졌다. 카드 디자인이나 사옥 구성 등에서 볼 수 있는 현대카드만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미용실 바로 옆에는 여성 임직원들을 위한 '폴리시'라는 손톱관리샵을 마련했다. 실제로 기자들이 현장을 찾은 오후 3시쯤에도 머리를 깎거나 손톱손질을 하기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현대카드의 혁신은 사내 도서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옥 2층에 자리 잡고 있는 도서관에는 국내외 다양한 도서를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옆 작은 공간인 디지털 존에서는 'E북'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를 읽을 수 있는 장비도 함께 마련돼 있다. 인체에 편한 자세로 설계된 의자도 준비돼 있어 언제든 편하게 E북을 읽을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맡은 업무를 다했다면 언제든 이 곳에 와서 책을 읽어도 된다"며 "사내에서 도서관 이용뿐만 아니라 누구도 사내 시설을 사용하는데 눈치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어떤 복지보다 임직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시스템은 단연 사내 어린이집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부터 사내 어린이집 'The KIDS'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제공하겠다며 사내 어린이집을 만들었다. 어린이집 내부도 친환경 제품으로 구성했고, CCTV를 어린이집 내부 곳곳에 설치해 부모가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아이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세 살배기 딸이 The KIDS에 다니고 있는 채수정 Infra팀 대리는 "육아는 개인의 일이라 생각해 고민스러웠는데, 회사 차원에서 이 부분을 지원해주니 걱정을 덜었다"라며 "일과 육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에 회사가 먼저 나서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만들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사내 어린이집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자동차를 사지 않아도 기름 값만 내면 퇴근 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이외에도 현대카드에는 직원들을 위한 각종 복지시설이 있다. 본사에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사우나, 헬스장, 수면실, 사내 병원, 세탁소 등을 갖추고 있어 직원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기자들과 방문했던 당시에도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이 있는 지하 구내식당에는 식사를 하고 있는 직원들이 제법 많았다. 수제 햄버거, 김밥, 떡볶이,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이 종류별로 준비된 이 곳에서 직원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음식을 고르고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또 눈에 띈 장소는 세탁실과 헬스장이다. 현대카드는 바쁜 업무로 인해 세탁소에 가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사내에 세탁실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사원들의 체력관리를 위한 헬스장도 있었다. 실제로 운동복을 입은 체 러닝머신 위에서 운동을 하는 모습을 헬스장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바쁜 일상으로 건강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는 사원들을 위한 회사의 배려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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