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역점을 두는 방향은 인수·합병(M&A)이다. 좋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고, 좀 더 우리 제품을 잘 파는 마케팅 역량을 가진 회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내년 셀트리온헬스케어 기준 2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의결된 뒤 깜짝 등장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내년 셀트리온헬스케어 기준으로 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와 내년 상반기까지 세 번째 공장을 지을 나라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은 1조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서 회장은 "두 번째 제품(트룩시마)을 출시한 뒤 셰어(시장 점유율)가 그렇게 빨리 올라갈 줄 몰랐다"며 "유럽에선 재고가 없어 론칭을 못 하는 (나라도 있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트룩시마는 유방암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로 셀트리온이 만든 첫 번째 항암제다. 유럽에서 셀트리온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5월 유럽에서 트룩시마를 출시한 뒤 매달 점유율이 10% 이상씩 상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다.
이에 셀트리온은 세 번째 공장을 짓기로 하고 장소를 물색하는 중이다. 서 회장은 "3공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어느 나라에 지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 3공장을 짓는 이유는 한반도 정세 불안 때문이다. 서 회장은 "세계에서 (제약업체에 대해) 중요하게 보는 건 약 공급이 중단되는 큰 일을 (방지할 수 있느냐)"라며 치료받는 사람에게 약이 끊어지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생산 능력을 어느 정도로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서 회장은 말했다. 새로운 공장의 생산능력이 남아 돌거나 부족한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면밀히 분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제약업계에 트렌드에 대해 서 회장은 "그 동안 제약회사에 없었던 단어 3가지가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 원가 경쟁"이라며 "제약업종도 일반 산업처럼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약 개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인) 1700조원 중 제네릭(복제약), 바이오시밀러 비중은 70%"라며 "(이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회사를 키워가려면 경영관리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 결과 회사의 코스피 이전상장이 결정된 뒤 깜짝 등장해 주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이날 임시주총 안건으로 올라온 셀트리온의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안'은 임시주총이 개최된지 10여분만에 원안대로 통과됐다. 임시주총이 시작되기 전에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혀 온 의결권 수만 해도 5452만8490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중 44.7%에 달했다.셀트리온은 곧바로 절차에 돌입하면 내년 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되고, 내년 3월 말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이르면 11월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주주들은 매각 주관사 선정에도 관심이 많았다. 특정 증권사의 주식 공매도로 피해를 봤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형기 사장은 증권사에서 공매도 주문이 나온 건 그 증권사가 공매도에 나선 게 아니라 창구 역할만 했을 뿐이라면서도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두 곳은 (주관사 선정 대상에서) 빼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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