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김재승 교수팀(오승준 교수, 이상주 박사)이 지난 2008년 개발해 식약처로부터 신약허가를 획득한 'FP-CIT'라는 방사성의약품이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FP-CIT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할 때 주입하는 약물로 사람의 뇌 속 도파민 운반체의 분포와 밀도를 측정해 파킨슨병을 진단해내는 방사성의약품이다. FP-CIT는 지금까지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약 4만명의 파킨슨병 환자들의 진료에 사용돼 왔지만, 제조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6월 해외수출을 위해 국내(㈜듀켐바이오) 및 해외(독일BGM, 컨설팅사) 업체들로 이뤄진 컨소시엄과의 특허 해외전용 실시권에 대한 계약이 이뤄졌고 이에 대한 첫 결실로 최근 호주의 싸이클로텍과 1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계약이 성사돼 호주와 뉴질랜드 의료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뇌의 신경물질인 도파민이 정상인보다 훨씬 적게 만들어지는데, 김재승 교수팀이 개발한 FP-CIT는 도파민과 결합력이 강해 PET검사를 통해 파킨슨병을 감별하는데 효과적인 신약으로 그 동안 우수한 임상 결과들이 세계 유수 학술지인 '자마뉴롤로지' 등에 발표되어 왔다.
김재승 교수팀은 현재 미국, EU 등 총 10개국과 최종 계약 조율을 진행 중이어서 연내에 대규모 추가 계약 또한 기대하고 있다.
파킨슨병 진단시장 규모는 미국, 유럽 등에서 약 2000억원이상에 달하며, 지속적인 환자 증가와 신약의 우수한 임상 효과를 고려할 때 향후 큰 규모의 성장이 기대된다.
김재승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FP-CIT는 최근 수년간 급격히 증가해온 대표적인 노인성,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을 정확히 진단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용 방사성의약품으로 뇌의 선조체내 도파민신경을 영상화하여 파킨슨병 및 파킨슨병과 관련된 질환의 감별진단에 활용되고 있다"며 "이번 FP-CIT의 해외수출은 병원이 중심이 되어 신약을 개발하고 허가를 위한 연구개발은 물론, 허가 이후에도 임상적 적응증 확대와 신약의 우수성을 밝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여온 결과를 해외에서 인정받은 좋은 선례"라고 말했다.
김재승 교수는 이어 "현재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에서는 파킨슨병 외에도 치매, 암, 혈관질환 등 기존의 진단기술로는 진단이 어려운 질병의 조기 진단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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