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왕년의 스타 제품을 부활시키고 있다. 과거 단종됐던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리뉴얼해 선보이는 '리턴 마케팅'의 일환이다.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면 높은 관심을 얻을 수 있는데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위험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롭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예전 제품이 잘 어울리는 경우도 종종 등장한다.
24일 베스킨라빈스는 지난 2012년에 단종된 아이스크림 플레이버 '디노젤리'를 오는 28일 재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노젤리는 그린애플과 파인애플 맛 아이스크림에 공룡 모양 젤리가 박혀있는 제품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품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는 게 베스킨라빈스 측의 설명이다. 최근 젤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태제과도 최근 2006년 생산 중단했던 아이스크림 '토마토마'를 11년 만에 다시 내놓았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토마토마 재출시 요구가 빗발쳤고 토마토가 갖고 있는 웰빙 트렌드와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재출시 된 토마토마는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토마토마는 지난달 23일 입고된 후 지난 24일까지 한달 동안 아이스크림 판매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토마토마 매출은 4월 1주차인 지난 1~7일 사이 전주 대비 11.9% 올랐으며 4월 2주차(8~14일)에는 직전 같은 기간 대비 17.8% 상승했다. 4월 3주차인 지난 15일~22일에도 해당 상품 매출은 전주 대비 13.6% 증가하며 3주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옛 제품이 다시 출시되자 상당히 반가워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설인면'은 빙그레가 1985년 처음 선보인 라면 모양의 아이스크림 제품이다. 설인면은 1986년 단종됐지만 31년 만인 지난달 2일 다시 부활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최근 제품 간의 콜라보레이션이 많아지면서 재미있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라면 모양의 설인면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장수 제품 11종을 70~80년대 디자인으로 재출시했다. 가나 초콜릿, 쥬시후레쉬, 빠다코코넛 등이 대표적이다. 가나 초콜릿의 경우 70년대 쓰엿던 '초코?' 로고를 그대로 패키지에 표기한 게 특징이다. 쥬시후레쉬 껌과 빠다 코코넛도 과거 디자인을 도입해 예전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 불황이 지속될수록 잘 살았던 과거로 복귀하고 싶은 심리가 커져 노스텔지어 마케팅이 각광받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추억 속의 제품이 브랜드 인식을 확장하고 친근감을 주기는 하지만 신제품 개발에 대한 노력 없이 과거의 히트 상품에 의존하는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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